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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도 연예인들의 학교폭력 사실을 폭로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 만큼 폭발적인 반응이 나오진 않았었다. 전문가들은 일반인이 대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채널이 발달한 것과 버닝썬 사태 등 일련의 사건들로 유명인의 인성을 중요시하게 된 사회적 분위기가 그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소통채널 다양화…피해자와 방관자, 침묵을 깨다
인기 연예인의 일진설이 화두에 오르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에도 유명 아이돌에 대한 일진설이 간간이 화제가 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미투’·‘빚투’와 같이 ‘학폭투’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연예인에게 당한 학교폭력 고백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
학폭투, 청년세대가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달라져
청년세대의 특징도 이런 폭발적 반응을 얻은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청년세대는 기성세대보다 입시와 취업 등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큰데, 이러한 상대적 박탈감이 과오가 잇는 연예인의 성공을 인정하지 않은 밑바탕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학폭투가 불거진 연예인과 동세대인 20~30대는 현실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성공한 연예인이 과거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면 그에 대한 불만이나 질투심을 가질 수 있다”라며 “때문에 배반심을 더 크게 느낄 수 도 있고 집단적 공격이 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학폭투가 향후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덕현 평론가는 “학폭이 연예계 집중돼서 이야기하지만 비단 연예계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학폭에 대한 사안들을 연예계를 통해서 이야기하지만 앞으로 피해자들이 나서서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심 교수도 “연예기획사 등도 능력이나 기예에 치우친 교육이 아니라 실제로 인성적으로 완성형 인간을 키워야 한다는 깨우침을 얻었을 것”이라며 “과거의 실수든 잘못이든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경각심을 가질 수 있어 사회적으로도 자정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