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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대학들이 강사법(고등교육법 일부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7년간 2만2000명이 넘는 시간강사를 감축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강사법은 시간강사에게 고등교육법상 교원의 지위를 부여, 고용 안정성을 강화한 게 골자다. 강사법이 시행되면 대학은 강사 임용 시 최소 1년 이상으로 계약해야 하며 방학 중에도 임금을 줘야 한다.
28일 대학교육연구소가 전국 4년제 사립대학 152개교의 ‘2011~2018년 전체 교원 대비 전임교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7년간 사립대에서만 2만2397명의 강사가 감축됐다. 2011년 당시만 해도 사립대에 고용된 시간강사 수는 6만226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3만7829명으로 줄었다. 최근 7년간 전국 시간강사의 37.2%가 감축된 것. 전체 교원 중 시간강사 비율은 같은 기간 45.3%에서 29.9%로 15.4%포인트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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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법 4차례 유예기간 중 강사 구조조정
대학들이 이처럼 장기간에 걸쳐 시간강사를 줄인 이유는 강사법 도입과정과 관련이 깊다. 강사법은 2010년 5월 서정민 조선대 강사가 논문대필과 교수임용비리 폭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2011년부터 도입 논의가 본격화됐다. 이어 2011년 12월 국회에서 강사법이 의결됐지만 대학·강사 양쪽의 반발로 4차례 유예 끝에 오는 8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사립대들은 이러첨 강사법 시행이 유예된 기간 틈틈이 강사를 줄여왔다.
시간강사가 줄어드는 동안 전임교원은 같은 기간 4만7801명(35.9%)에서 5만4153명(42.9%)으로 6352명(13.3%) 증가했다.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 등에서 전임교원 확보율, 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을 평가지료로 반영한 결과다.
대학별로 보면 2011년부터 2018년까지, 7년간 사립대 4곳 중 1곳에서 시간강사 감축률이 절반을 넘었다. 조사대상 145개교 중 41개교(28.3%)에서 강사 감축률이 50%를 넘은 것. 특히 적립금 등 자금총액이 상위권에 속하는 성균관대·홍익대·한양대 등에서도 시간강사 대량해고가 이뤄졌다.
사립대 4곳 중 1곳, 강사 감축률 50% 넘어
이 가운데 성균관대·홍익대는 재학생 2만 명 이상, 한양대는 3만 명 이상의 대규모 대학으로 비교적 재정여력이 큰 대학이다. 특히 2011년부터 2018년까지, 7년간 이들 대학의 등록금 수입은 모두 증가했다. 성균관대 등록금 수입은 2509억원에서 2558억원으로 50억 증가했으며, 홍익대와 한양대도 같은 기간 각각 29억원, 27억원씩 늘었다.
지역별로는 지방보다 수도권에서 시간강사 감축량이 더 컸다. 수도권대학 시간강사 수는 2011년 3만4464명에서 2018년 2만2009명으로 1만2455명로 줄었다. 지방대학은 같은 기간 2만5762명에서 1만5820명으로 9942명 감소했다. 수도권이 36.1% 감소할 때 지방대 감소율은 38.6%을 기록, 비율로는 지방대가 더 높았다.
김 연구원은 “강사법 도입 취지는 고등교육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시간강사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지만 지난 7년간 대학은 이런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며 “이번 강사법은 대학도 협의체에 참여해 합의한 만큼 강사법 시행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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