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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예전에는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많았다. 지금도 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독자들에게는 ‘언제나 쓰고 있는 작가’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담요’가 당선되면서 서른 두 살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등단했다. 이후 한국일보문학상, 대산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 각종 문학상을 받았고 주목할 단편 작품을 뽑는 문학동네의 ‘젊은 작가상’ 수상자로 3년 연속 선정됐다. 손보미(38) 작가에게 ‘재능 있는’ 작가란 말이 따라붙는 이유다.
2013년 첫 번째 단편집 ‘그들에게 린디합을’과 지난해 장편소설 ‘디어 랄프로렌’에 이어 최근 두번째 단편집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문학과지성사)을 냈다. 제46회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은 ‘산책’과 제6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임시교사’ 등 그간 사랑받았던 단편소설 9편을 수록했다. 손 작가는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그 세계에 머물고 싶게 만드는 소설을 좋아한다”며 “내 작품도 계속해서 질문이 남는 소설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가 생각해보지 않았던 일상적인 것들의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평범하고 사소해보이는 일도 그 안에는 무언가가 숨겨져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가령 ‘노크’라는 행위도 하나의 침입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로 인해 인간관계도 생겨나고 사랑도 피어날 수 있다.”
작가가 꿈은 아니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독서를 좋아하는 소녀였다. 영화든 소설이든 곱씹게 되는 작품을 선호하는 편이다. “차기 작품에는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연애 등 가벼운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 내가 겪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어린 여자아이가 주인공인 소설을 쓰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한다. 좋은걸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지식이 풍부해진다. 좋아하는 것의 리스트를 많이 늘려서 풍요로운 삶을 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