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형 전 한화증권 대표 "재벌, 조폭과 운영방식 같아"(종합)

  • 등록 2016-12-06 오후 6:21:40

    수정 2016-12-06 오후 6:41:18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 규명을 위해 6일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와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우리나라 재벌 기업의 조직문화를 비판하는 ‘소신 발언’을 해 주목받고 있다.

주 전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지난해 삼성물산(028260)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 의견을 밝혀 부당한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바로 앞줄에 앉아 있었지만 주 전 대표의 발언은 거침 없었다.

앞서 주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임기를 6개월가량 남긴 상태에서 연임 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증권업계에서는 주 전 대표가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낸 것 때문에 경질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전 대표는 반대 보고서를 쓴 이후 어떤 압력을 받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삼성과 한화그룹 양쪽에서 모두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 보고서가 나가기 며칠 전에 한화그룹의 경영기획실장인 금춘수 사장이 한화그룹과 삼성은 사이도 좋고 앞으로 딜(거래)도 많고 그래서 부정적 보고서는 쓰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어 주 전 대표는“(1차) 보고서가 나간 뒤 금 사장이 다시 ‘당신 때문에 장충기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사장에게서 불평 전화를 받았다’며 더는 보고서를 쓰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란 말을 계속했고 그 약속을 할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김연배 한화생명 부회장도 두 번째 보고서가 나간 이후 구조조정본부에서 굉장히 격앙돼 있고 이렇게 되면 주 사장이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말해 제가 먼저 사임할 일은 없으니 법적 절차대로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화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우리나라 재벌이 다 그렇지만 조직폭력배 운영 방식과 같아서 누구라도 거역하면 확실히 응징한다는 논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 전 대표는 삼성전자 출신으로 삼성생명과 삼성증권 등을 거쳐 2013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올해 3월 말 퇴임 후 더불어민주당 총선정책공약단 부단장으로 활동했다.

김상조 교수는 이날 청문회에서 기업 총수들이 “보고 받은 적 없다” “몰랐다”라는 대답으로 일관하자 “그룹 회장이 해야 할 중요한 업무는 기업의 잠재적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할 수 있는 내부 통제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라며 “주주 대표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몰아세웠다..

김 교수는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관련 의혹에 대해 “(보고 관련)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하자 “(삼성의) 미래전략실은 이병철 회장이 1960년대 비서실을 만든 이후 그룹 전체 계열사를 관리하고 통합하는 그룹 컨트롤타워로 모든 중요한 일 보고 받고 의사결정한다”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대관 등 중요한 업무들이 사후 언론에 보도된 이후에 보고됐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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