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112 신고에도 출동 안했던 이유는…"알림음 못들어"

오송파출소 순찰팀장 증인신문 진행
  • 등록 2024-10-31 오후 10:13:26

    수정 2024-10-31 오후 10:13:26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지난해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발생 전 112신고가 있었음에도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경찰관들은 “파출소 밖에 있어 알림을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수색, 구조작업에 나선 군과 소방당국.(사진=뉴스1)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주지법 제22형사부 오상용 부장판사는 이날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송파출소 팀장 A씨 등 경찰관 4명에 대한 속행 공판에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들은 참사 직전 주민 대피와 지하차도 통제를 요청하는 112신고가 있었는데도 경찰서의 관련 출동 지령에 즉각 대처하지 못해 인명 피해를 키운 혐의를 받는다.

이날 검찰이 참사 발생 전 미호강 범람 위험 신호가 들어와 출동 지령이 내려졌는데 파출소 근무자들이 현장에 출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물었다.

A씨는 “파출소 밖에 있어서 지령 알림음을 듣지 못했고, 파출소 안의 다른 팀원 2명도 장대비가 내린 데다 에어컨과 냉장고 등 내부 소음이 심해 듣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전 7시 21분에 경찰서에서 오송 지역의 침수 위험을 알리는 다른 참고 사항을 보다가 신고가 된 사항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당시 신고 사항을 확인한 뒤에도 현장에 출동한 인원이 없었던 것을 꼬집었다. 이에 A씨는 “오송읍 행정복지센터 직원에게 주민 대피를 요청했기 때문에 현장에 별도로 나가지 않았다”고 답했다.

검찰이 “증인은 대피 요청 전화를 하면서 어디가 침수 위험이 있는지는 알려주지도 않았고, 통화는 7초 만에 끝났다”고 지적하자 “경황이 없었던 탓에 당시 대응을 아쉽게 하긴 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1차 신고 이후인 오전 7시 58분에 신고된 2차 접수에 출동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A씨는 “파출소장과 신고 처리 내용에 대해 통화하느라 미처 신고 알림음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충북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는 지난해 7월 15일 오전 8시 40분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강물이 지하차도로 유입, 당시 지하차도를 지나던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숨진 사고다.

A씨 등은 당일 결국 지하차도가 완전히 침수된 뒤인 오전 9시 1분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오전 8시 34분께 침수가 시작된 지하차도는 10분 만에 완전히 침수됐다.

A씨 등에 대한 다음 공판은 내달 1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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