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너상 수상 '어셈블' 멤버가 밝힌 도시재생 비결

지난해 영국 터너상 수상 '어셈블' 멤버 방한
'2016 문화융성 포럼'서 기조연설
"쇠락한 도심 예술 접목해 창의적 공간 만들었다"
  • 등록 2016-12-06 오후 5:28:23

    수정 2016-12-06 오후 10:45:44

지난해 영국의 터너상을 받은 ‘어셈블’의 멤버 루이스 슐츠가 6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2016 문화융성 포럼’에 참석해 ‘어셈블’의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용운 기자).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지속성은 우리도 고민하는 문제다. 다만 우리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일하지 않는다. 해마다 품평회를 통해 어떤 것을 개선해야 할지 서로 토론한다. 그런 방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다음 프로젝트로 나아갈 뿐이다.”

지난해 영국의 터너상을 수상한 '어셈블'(Assemble)의 멤버들이 한국을 찾아 청년들의 문화 협업 시스템에 대한 조언을 건넸다. '어셈블'의 루이 존스과 루이스 슐츠는 6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멀티플랙스홀에서 문화융성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2016 문화융성 포럼’에 참석해 ‘도시, 청년, 미래를 위한 새로운 협업 시스템’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펼쳤다.

'어셈블'은 20~30대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의 단체로 지난해 영국의 터너상을 수상해 화제가 됐다. 테이트 브리튼에서 주관하는 터너상은 50세 미만의 영국에서 활동하는 작가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논쟁적인 작품들을 통해 현대미술의 흐름을 주도해 국제적으로 지명도가 높다. 데미안 허스트와 아니쉬 카푸어 등이 터너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라섰다.

'어셈블'은 리버풀의 노후한 공공 주택 단지 개조 프로젝트인 ‘그랜비 포 스트리츠’(Granby Four Streets)를 통해 주민과 함께 낡은 집을 수리하고 동네 시장을 만들면서 쇠락한 마을에 활기를 불러일으켰다. 빈집에 정원을 만들고 버려진 주유소를 극장으로 개조했다. 우범 지역인 고속도로 다리 밑을 문화 공간으로 꾸미는 등 마을 재생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이 과정에서 건축과 디자인의 본질적인 의미와 공동작업을 통해 현대미술의 경계를 허문 것을 높이 평가받아 터너상을 수상했다.

루이 존스는 ‘그랜비 포 스트리츠’에 대해 “단순히 마을의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 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각자 폐건축 자재로 재활용 물품과 다양한 공예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도왔다”며 “대량생산으로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각양각색의 용품과 공예품을 만들어 내는 공정 자체가 사회적이고 창의적인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어셈블' 멤버들은 주민이 마을에서 나온 각종 자재로 재활용 물품과 공예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왔고 이를 SNS에 올려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그랜비’ 지역은 리버풀의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부상하며 예술가들이 지역 주민과 협업해 도시 재생을 이끈 대표적인 사례로 부상했다.

루이 존스는 ‘그랜비’ 프로젝트의 지향점에 대해 “리버풀 도심에서 쇠락한 동네였던 그랜비 지역에서 예술을 접목해 고용을 창출하고 문화를 지원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며 “궁극적으로는 그랜비 지역을 창의적인 행동이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동네로 바꾸는 게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루이스 슐츠는 '어셈블'의 운영 방식에 대해 “수평적이고 평등한 조직으로 우리 안에서 운영상의 사항 등을 공유하고 자유롭게 논의한다”며 “각자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일하며 공동의 프로젝트를 위해서 서로 협력하고 협업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루이 존스는 “우리가 터너상을 받으면서 마을 재생에 관한 일종의 모멘텀을 이뤘다”며 “이는 협업을 통해 가능했기에 우리의 경험을 공유하고 나누어 터너상을 받은 영예를 우리의 작업에 참여한 모든 이에게 환원하는 것이 목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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