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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지속성은 우리도 고민하는 문제다. 다만 우리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일하지 않는다. 해마다 품평회를 통해 어떤 것을 개선해야 할지 서로 토론한다. 그런 방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다음 프로젝트로 나아갈 뿐이다.”
지난해 영국의 터너상을 수상한 '어셈블'(Assemble)의 멤버들이 한국을 찾아 청년들의 문화 협업 시스템에 대한 조언을 건넸다. '어셈블'의 루이 존스과 루이스 슐츠는 6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멀티플랙스홀에서 문화융성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2016 문화융성 포럼’에 참석해 ‘도시, 청년, 미래를 위한 새로운 협업 시스템’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펼쳤다.
'어셈블'은 20~30대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의 단체로 지난해 영국의 터너상을 수상해 화제가 됐다. 테이트 브리튼에서 주관하는 터너상은 50세 미만의 영국에서 활동하는 작가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논쟁적인 작품들을 통해 현대미술의 흐름을 주도해 국제적으로 지명도가 높다. 데미안 허스트와 아니쉬 카푸어 등이 터너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라섰다.
루이 존스는 ‘그랜비 포 스트리츠’에 대해 “단순히 마을의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 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각자 폐건축 자재로 재활용 물품과 다양한 공예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도왔다”며 “대량생산으로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각양각색의 용품과 공예품을 만들어 내는 공정 자체가 사회적이고 창의적인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어셈블' 멤버들은 주민이 마을에서 나온 각종 자재로 재활용 물품과 공예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왔고 이를 SNS에 올려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그랜비’ 지역은 리버풀의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부상하며 예술가들이 지역 주민과 협업해 도시 재생을 이끈 대표적인 사례로 부상했다.
루이스 슐츠는 '어셈블'의 운영 방식에 대해 “수평적이고 평등한 조직으로 우리 안에서 운영상의 사항 등을 공유하고 자유롭게 논의한다”며 “각자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일하며 공동의 프로젝트를 위해서 서로 협력하고 협업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루이 존스는 “우리가 터너상을 받으면서 마을 재생에 관한 일종의 모멘텀을 이뤘다”며 “이는 협업을 통해 가능했기에 우리의 경험을 공유하고 나누어 터너상을 받은 영예를 우리의 작업에 참여한 모든 이에게 환원하는 것이 목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