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 화산재’ 속 아이 감싼 건 엄마가 아니었다…“감동 바사삭”

2000년 전 ‘폼페이 최후의 날’ 희생자의 진실
‘금팔찌의 집’ 화석 DNA 분석 결과 서로 ‘남남’
연구진 “그간 ‘고정관념’에 기반한 해석 이어져”
  • 등록 2024-11-08 오후 8:37:28

    수정 2024-11-08 오후 8:37:28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쏟아지는 화산재에 그대로 묻힌 4인 가족’으로 알려졌던 폼페이 화석이 사실은 혈연관계 없는 4인의 남성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폼페이 ‘금팔찌의 집’에서 나온 화석. 사진=폼페이 고고학 공원 홈페이지 캡처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이탈리아·독일 등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진은 이날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by)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약 2000년 전 폼페이에 닥친 ‘그날의 비극’은 후대가 복원한 화석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 바 있다.

고대 로마제국의 가장 융성했던 이 도시는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후대의 복원가들은 폼페이오 희생자의 시체가 있던 빈 공간에 석고를 부어 당시의 재난 상황을 모형으로 재현했다.

이 가운데 연구진은 ‘금팔찌의 집’이라고 명명된 공간의 화석에 대한 기존 해석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이 모형은 어른 2명과 아이 2명이 앉거나 누워있는 모습인데, 그간 복원가들은 이 네 사람이 가족일 것으로 추측했다. 아이를 안고 있는 한 어른이 팔찌를 착용했다는 점을 토대로 그가 두 아이의 어머니이고 나머지 한 명을 아버지라고 추정한 것이다.

하지만 석고모형에 들어가 있는 뼛조각에서 추출한 DNA 분석 결과, 팔찌를 한 어른을 포함한 네 사람 모두 남성이며 서로 혈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죽음의 문턱에서 서로를 꼭 끌어안은 모녀’로 알려진 화석 역시 최소 한명은 남성이라고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그간 폼페이 화석에 대한 일부 해석이 고정관념에 기반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은 장신구를 여성성과 연결하거나 신체적 친밀감을 생물학적 관계의 지표로 해석하는 오랜 방식에 맞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연구진은 과거 폼페이 복원가들이 화석에 서사를 부여하기 위해 모형의 자세와 위치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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