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에 건설·부동산 '혼란'…"해외수주 확대 vs 금리인하 지연"

트럼프 후보, 당선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공언'
세계은행 "우크라 복구·재건비용 약 677조" 추산
국내 건설사, 우크라 인프라·주택사업 수주 기회
트럼프 관세 부과·이민 제한시 미국 경기 부정적
미국 물가상승 압력…연준 금리인하 늦춰질 수도
  • 등록 2024-11-08 오후 9:34:58

    수정 2024-11-08 오후 10:30:12

이 기사는 2024년11월08일 20시34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국내 경제와 산업에 미칠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설·부동산 업계에서는 엇갈린 시각이 나온다.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으로 국내 건설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와, 미국 거시경제 둔화·물가상승으로 금리인하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카운티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고 있다.(사진=로이터)
국내 건설사, 우크라 인프라·주택사업 수주 기회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국내 건설·부동산 및 관련 금융투자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 등을 보면 국내 건설업은 해외 신규수주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안에 끝내겠다고 공언해왔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으로 발생하는 손해를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 러시아 양쪽을 압박해서 휴전 협상을 성공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세계은행(WB)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재건 계획인 ‘RDNA 3’(Ukraine Third Rapid Damage and Needs Assessment)를 발표하고 직접적 피해액(Damage)과 관련된 손실액(Loss), 재건이 필요한 비용(Needs)을 분석했다.

(자료=세계은행, iM증권 리서치본부)
재건 필요액은 2024~2033년까지 우크라이나를 전쟁 이전의 상태로 돌리는 데 필요한 비용이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복구 및 재건에 필요한 금액은 약 4862억달러(약 677조276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국내 건설사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서 원전 등 발전 분야, 도로·항만 등 인프라, 주택 부문에서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올해 초 주요 7개국(G7) 주도의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 협의체인 ‘우크라이나 공여자 공조 플랫폼’(MDCP)에 신규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MDCP는 우크라이나 단기 재정지원 및 중장기 재건 지원을 조율하고, 우크라이나 개혁 관련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G7 주도로 작년 1월 출범한 핵심 공여국 간 협의체다.

G7 회원국, 유럽연합(EU) 집행위, 우크라이나,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유럽투자은행,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MDCP에 가입했고 기술 경쟁력이 우수한 종합건설사가 다수 있어서 참여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iM증권 리서치본부가 작성한 ‘트럼프의 귀환: 한국 경제에 적신호, 섹터별 대응 전략은?’ 보고서를 보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 가능한 건설사로 원전, 항만, 도로, 철도 등에서 공종 경쟁력이 우수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꼽혔다.

보고서는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금액은 증가 추세지만 300억달러 정도로, 지난 2010년 초반 700억달러의 절반 수준”이라며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경우 해외건설 수주 금액이 다시 40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2024 미국 대선: 트럼프 관세정책의 배경과 영향’ 일부 캡처)
◇ 미국 물가상승 압력…연준 금리인하 늦춰질 수도


다만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관세 부과, 이민 제한을 비롯한 트럼프 2기 정부의 경제정책 효과가 궁극적으로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돼서 성장 둔화, 물가 상승 압력을 불러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최고 60%의 고율 관세를 포함한 트럼프의 보편적 관세와 이민 제한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표한 ‘2024 미국 대선: 트럼프 관세정책의 배경과 영향’ 보고서를 보면 트럼프 정부가 무역상대국에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약 0.12~0.36% 감소하고, 미국 소비자물가는 약 1.8~3.6%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2024 미국 대선: 트럼프 관세정책의 배경과 영향’ 일부 캡처)
특히 상대국도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경우에는 미국의 물가상승 압력이 더 커지게 된다. 보고서는 미국 소비자물가가 약 1.9~10.4%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가 최대 10.4%에 이르는 것.

이를 감안하면 지난 9월 시작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경로도 바뀔 수 있다.

연준은 지난 7일(현지시간) 대선 후 처음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4.50~4.75%로 낮췄다. 지난 9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p) 인하)을 단행한 데 이어 이달에도 정책금리를 0.25%p 추가 인하한 것.

현재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인 12월 FOMC에서도 금리를 0.25%p 추가 인하하고, 내년에도 점진적인 인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 기준금리가 4.25~4.50%로 0.25%p 추가 인하될 확률이 71.3%로 집계됐다.

(자료=CME 페드워치툴)
그러나 향후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으로 미국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 연준이 금리인하 폭을 축소하거나 인하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 이 경우 고금리로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기 어려워지게 된다.

실제로 데이비드 켈리 JP모건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 연준이 금리 인하 주기를 중단할 수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과 관세, 이민 제한이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재정적자를 확대해 금리를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국내 부동산 금융투자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며 “연준이 금리를 더 이상 내리지 않는다면 부동산 경기가 지금과 비슷하거나 더 악화되는 등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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