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드론 타고 장가계 한눈에, 먼 얘기 아닙니다”

중국 정부, 저고도산업 발전 위한 지원 정책 발표
수혜 예상되는 UAM 전문기업 이항, 연말 상업운행
“어디든 15분 생활권, 국가별 규제·인프라는 과제”
  • 등록 2024-11-13 오후 5:06:10

    수정 2024-11-13 오후 5:06:10

[광저우(중국)=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한국 사람들이 장자지에(장가계)를 무척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장자지에에서 관광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앞으로 드론을 타고 이곳의 특별한 경치를 볼 기회가 생길 겁니다.”(허톈싱 이항 부사장)

중국 도심항공교통 기업 이항의 허톈싱 부사장이 광저우에 위치한 본사 전시관 내 EH216-S 앞에서 사업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이 자율주행 드론 등을 이용한 도심항공교통(UAM) 같은 저고도 산업을 고도화하기 위해 정책 지원에 나선다.

13일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최근 저고도 산업 발전 선도그룹 1차 회의를 열고 저고도 산업의 고품질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핵심 과제를 논의했다.

공업부는 회의에서 무인화·전기화·지능형 저고도 장비와 차세대 정보통신기술, 디지털 기술,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인재 양성을 촉진하기로 했다. 산업투자기금 등을 통한 금융 지원을 제공하고 시범 사업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저고도 산업이란 유·무인 항공기를 지칭하는 것으로 차세대 주요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 열린 중국공산당의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는 저고도 경제 등을 차세대 신흥사업으로 분류해 집중 육성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의 UAM 전문기업인 이항은 이러한 정책 지원의 수혜 기업으로 분류된다. 2016년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1인승 자율주행 드론 택시 ‘EH184’를 공개했으며 2019년에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최근 중국 광저우 이항 본사에서 만난 허 부사장은 저고도 산업이 앞으로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과거 유럽이 강대국이 될 수 있던 이유는 항해의 시대에 호주, 아메리카 같은 지역을 발굴해 영토를 넓혔기 때문”이라며 “교통의 발전은 중국 주요 도시 발전의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광저우 이항 본사 전시관에 택배 배송용 무인 드론이 전시됐다. 뒷편으로 소방용 드론도 보인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이날 이항 본사에서는 대표 제품인 EH216-S를 비롯해 각종 드론을 실제로 보고 탑승해볼 수 있었다. EH216-S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소방용, 배송용 드론들도 있었다.

2018년 출시한 자율주행 형식의 드론 EH216-S는 승객 두명 또는 260kg 무게의 화물을 싣고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 한번 충전하면 최고 시속 130km로 30km 이내 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

드론에는 두 개의 좌석이 있는데 덩치가 큰 성인 남성이 타기에는 비좁은 느낌이 있었다. 내부에는 조종간 같은 장치가 없이 액정표시장치(LCD) 화면만 있는데 리모컨을 통해 원격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당 가격은 중국 내수용 기준 239만위안(약 4억6400만원)이다. 2020년 서울시가 4억원을 주고 한 대를 구매하기도 했다.

이항은 이르면 연말부터 상업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첫 단계로는 여행과 관광에 중점을 두고 있다. 허 부사장은 “도시의 일부 이착륙 지점은 아직 인프라 구축이 부족한 편”이라며 “관광 명승지에 (이착륙) 지점을 배치하면 향후 도시의 지점과 좋은 연결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UAM의 상용화가 실현되면 도시민들의 교통 불편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허 부서장은 “지금은 도심 바깥에서 살면 이동 압박이 크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UAM을 타면 어디든 15분 생활권이 형성될 것”이라며 “집값이 저렴하면서도 편안한 곳을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 UAM 사업이 해외 수출을 통해 고도화되기 위해선 과제도 많다고 허 부사장은 지적했다. 그는 “각 나라의 항공 당국마다 운영에 대한 요구 사항이 다를 수 있고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다”며 “실제 운영하는 과정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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