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륙 직전 비행기 비상문 연 30대 '집유'…"심신미약 고려"

200미터 상공서 착륙 중이던 비행기 출입문 조작
"미성년자 등 다수 피해자, 정신적 트라우마 호소"
  • 등록 2024-11-08 오후 6:46:07

    수정 2024-11-08 오후 6:53:55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착륙을 앞둔 항공기 출입문을 열어 함께 타고 있던 다른 승객들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된 A(32세)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8일 대구지법 형사 10단독 허정인 부장판사는 상공에서 착륙을 준비하던 비행기 안에서 비상문 잠금장치를 임의로 조작해 출입문을 연 A씨에게 이 같이 선고했다.

또 200시간의 사회봉사와 보호관찰, 조현병 등 정실질환 치료 등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26일 오후 12시 37분쯤 승객 197명을 태우고 700∼800피트(약 213∼243m) 상공에서 착륙을 준비하던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항공 8124편에서 비상문 잠금장치를 임의로 조작해 출입문을 열었다.

이 때문에 비행기에 타고 있던 14세 승객을 포함해 15명에게 정신적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허 부장판사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 피해자가 정신적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피해 복구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만 피고인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조사결과 A씨는 착륙 도중 항공기가 폭발할 것 같다는 비정상적인 불안감과 초조함에 밖으로 내리겠다는 충동으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A씨는 지난 9월 별도로 진행된 민사재판에서 피해 항공사 측에 수리비 등 명목으로 7억20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도 받았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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