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최순실 관련 의혹들 몰랐고 정책에 협조한 것”

이재용 부회장 "최씨 관련 지원 내용 추후에 알았다"
박 대통령 독대서 물산 합병이나 재단 출연 논의없어
타 기업 총수들 "강제성 일부 인정하나 대가성 없었다"
  • 등록 2016-12-06 오후 4:53:12

    수정 2016-12-06 오후 4:53:12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셋째)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전경련과의 관계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최순실 게이트’ 진실 규명을 위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이재용(48)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등 9대 그룹 총수들은 한목소리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이유가 정부 정책에 협조하기 위해서일 뿐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총수들은 또 청와대의 출연 요청에 대한 강제성은 일부 인정했지만 이로 인한 사업상 특혜 등은 없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총수들 중 이재용 부회장에게 가장 많은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국조 특위 소속 의원들은 이 부회장에게 △최순실씨의 존재를 알게 된 시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이유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특혜 지원 경위 △박근혜 대통령 독대 과정에서 나눈 대화 내용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 의혹 등에 대한 이 부회장의 답변을 요구했다.

이 부회장은 최씨 모녀에게 독일 법인 등을 통해 말 구입비 등으로 수십억원의 자금을 지원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당시에는 관련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최씨를 언제 알게됐느냐”는 여러 의원들의 반복된 질문에 대해 “정말로 기억이 나지 않지만 최씨의 존재를 알게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 부회장은 정씨 승마 특혜 지원과 관련한 보고는 미래전략실로부터 추후에 받았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적절하지 못하게 지원을 했다는 사실은(최지성) 미래전략실 실장으로부터 팀장들과 함게 모여있는 자리에서 보고를 받았다”며 “어쩔수 없는 사정이 있었고 승마쪽과 관련된 여러 사람들이 연루됐지만 본인이 직접 연루되지 않은 일이라 말을 잘못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구체적 답변은 피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이유에 대해 이 부회장은 “전경련 회원사로서 기부금 형태로 자금을 낸 것으로 안다”며 “(부회장에게)일일이 스포츠나 문화 등에 기부하는 한건 한건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출연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박 대통령과의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 가졌던 두 번의 독대는 청와대 근처 안가에서 이뤄졌지만 삼성물산 합병에 관한 얘기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 부회장은 “(청문회에 오기 전) 일자를 확인해보니까 독대가 있었을때는 이미 합병 관련 주주총회이나 승인 등이 이뤄진 다음의 일이었고 합병건에 대해선 이야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그룹 총수들도 이날 청문회에서 전경련을 통해 할당된 액수를 냈을 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에 따른 특혜는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몽구(78)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은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이 있지만 (플레이그라운드에 현대·기아차 광고 특혜를 제공한 것은) 직접적인 관련도 없었고 기억이 안난다”며 “회사가 규모가 크다 보니 관련한 내용을 중간에서 보고 했는지 모르겠다. 기억이 안난다”고 답했다. 재단 출연금 128억원에 대해서는 그는 “알아보겠다. 어떤 사항이 적절한지 직접 실무자한테 가서 보고를 하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최태원(56)SK(034730)그룹 회장은 이들 재단에 출연금을 낸 이유에 대해 “대가성을 갖고 출연한 것은 아니고 제 결정도 아니었다”며 “기업별로 할당을 받아서 그 할당받은 액수만큼 낸 것”이라고 답했다.

김승연(64) 한화(000880)그룹 회장은 박 대통령과의 독대 과정에서 재단 출연 관련 얘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독대시 재단 출연에 대한 요청 없었고 직접 들은 적도 없다”며 “실무자에게 연락이 온 것으로 알고 이사회 의결도 거쳐서 기꺼이 했다”고 말했다.

조양호(67) 한진그룹 회장은 최순실씨와 두 차례 만났다는 의혹에 대해 “만난 적 없다”고 답했다. 조 회장은 또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것에 대해 “임명권자(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뜻으로 생각하고 물러났다. 여러가지 업무에서 지쳐있었기 때문에 (사의표명 요구에 대해)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구본무(71) LG그룹 회장은 준조세 개념의 재단 출연금에 대해 “기업은 정부 입장을 따르는 게 현실”이라며 “(미르·K스포츠재단은) 한류 확산 등 기업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 지원했다”고 말했다. 손경식(77) CJ그룹 회장도 “다른 그룹들도 한다고 해서 우리도 했다”고 답했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 대해 “ 청와대가 이런 재단 설립을 요청한 것도 처음이고 여러가지 세세한 부분에 관여도 했다”며 “당시 (기업들이) 청와대 지시와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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