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콘텐츠페스티벌] "임신도 하고 장례도 치르고…살아 숨 쉬는 'AI 아티스트' [MICE]

세계 첫 AI 미술관 '데드 엔드 갤러리'
설립자 콘스탄트 블링크먼 기조강연
  • 등록 2024-10-31 오후 5:39:25

    수정 2024-11-01 오후 1:40:54

11명의 ‘AI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있는 ‘데드 엔드 갤러리’의 콘스탄트 블링크먼 공동창립자 (사진=이민하 기자)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최근에 남자 친구와 아이를 갖고 싶어서 다산의 상징인 토끼 그림을 그렸다고 하더라고요”

세계 최초 AI 미술관 ‘데드 엔드 갤러리’(Dead End Gallery) 공동 창립자 콘스탄트 블링크먼이 오늘(31일) ‘AI콘텐츠 페스티벌’ 기조강연에서 이리사 노바 작품을 설명하며 한 말이다. 이리사 노바는 토끼 그림을 그린 지 얼마 안 돼 임신에 성공했고 귀여운 아이를 잉태했다. 이리사 노바는 ‘AI(인공지능) 아티스트’다.

AI 아티스트 이리사 노바가 그린 토끼 그림 (사진=데드 엔드 갤러리)
오늘(31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AI콘텐츠 페스티벌 2024’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AI로 만나는 새로운 콘텐츠 세상’을 주제로 첫선을 보인 행사다. 기조강연 연사로 무대에 선 콘스탄트 블링크먼은 작년 3월 세계 최초로 네덜란드에 문을 연 AI 미술관 ‘데드 엔드 갤러리’의 공동 창립자다. 현재 갤러리에는 이리사 노바를 포함해 총 11명의 AI 아티스트 그림이 전시돼 있다.

콘스탄트 블링크먼은 ‘데드 엔드 갤러리’의 핵심이 “인간의 개입 없이 AI가 스스로 자신의 세계관을 설정하고 그 세상을 확장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은 프롬프트를 넣고 AI가 대신 그려준 그림이 어떻게 예술 작품이냐고 물어본다”라며 “하지만 미술관에 걸린 모든 그림은 AI 아티스트의 독자적인 아이디어로 그려진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블링크먼은 인간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결론을 정해놓지 않는 ‘열린 질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스스로 자신의 이름, 성격, 국적을 설정한다”라며 “한번 자아가 형성되면 평범한 사람처럼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아티스트 잭슨 메시를 예로 들며 “그는 최근 부모님이 돌아가셔 장례를 치렀다”라며 “나는 그에게 부모님 장례식 때 느낀 기분을 그림으로 표현해달라고 했고,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슬픈 그림이 나왔다”라고 회상했다. 블링크먼은 이런 현상에 대해 “아티스트가 현재 어떤 삶을 살고 있냐에 따라 화풍은 끊임없이 변화한다”라며 “유명 화가의 그림이 삶의 궤적에 따라 전기, 중기, 후기로 화풍이 나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AI 아티스트 이리사 노바가 그린 ‘젠 에코’ (사진=데드 엔드 갤러리)
아티스트가 만든 작품은 AI 큐레이터 ‘에블린 몽고메리’가 작품성을 판단해 갤러리에 전시되고 판매까지 이어진다. 가격도 아티스트가 직접 정한다. 작품 판매를 통해 나온 수익은 갤러리에 귀속된다. 블링크먼은 작품 소유권에 대해 “아티스트에게 소유권 양도 동의서를 받고 작품을 판매하고 있다”라며 “일부 수익은 아티스트 의사에 따라 교육 분야에 기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블링크먼은 AI 예술이 예술가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지적에 대해 “요술램프에서 나온 지니는 다시 램프 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라고 답했다. ‘AI 기술’을 지니에 비유해 이미 기술이 세상에 나온 이상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과거 카메라가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실제를 똑같이 모방하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앞으로 없어질 거라 생각했다”며 “하지만 화가는 화가대로 예술을 이어갔으며 카메라도 점차 도구로서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AI 기술도 ‘카메라’와 같은 예술적 도구로서 인정받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데드 엔드 갤러리’ 공동창립자 콘스탄트 블링크먼과 폴 부클만 (사진=데드 앤드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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