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특별고문으로 위촉된 김영환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용산 집무실 이전 추진 관련, 주변 측근들은 ‘속도조절론’을 제시했으나 윤 당선인이 끝까지 관철했다며 “누구는 제왕적으로 결단했다지만 외롭고 고뇌에 찬 결정을 (윤 당선인이) 스스로 내렸다”라고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김영환 전 의원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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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의원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당선인의 잠 못 이루는 밤. 지시봉을 든 당선인, 45분간 A4 없이 국민과 소통한 윤석열, 기자회견 끝나고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한 대통령 당선인 윤석열이 있어 든든하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내가 아는 한 장제원 비서실장, 김한길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 등 모두가 속도조절론이었다. 나 또한 그랬고 윤석열의 밤은 길었다”라고 했다.
이어 윤 당선인에게 속도조절론을 언급한 측근들을 당 태종 때 황제에게 직언한 대신 위징에 빗대면서 “윤석열 주변에 수많은 위징이 있다는 것이 든든하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윤 당선인) 새벽까지 고민하고 뒤척였고 그러나 결단했다”라면서 “누구는 제왕적으로 결단했다지만 외롭고 고뇌에 찬 결정을 스스로 내렸다”라고 했다.
또 용산 집무실 이전 결정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베트남 파병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본 문화 개방에 빗대면서 “그의(윤 당선인) 잠 못 이루는 밤에는 박정희의 월남 파병 결정을 할 때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의 냄새가 나고 일본 문화 개방을 결정할 때 김대중의 블랙커피의 향이 모락모락 피어난다”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그의 용산 집무실 결정이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의 ‘약속’인지 ‘바늘귀에 실을 매달아 쓰려고 한’ 안보공백의 ‘졸속’인지 두고 봐야 한다”라며 “그래서 말인데 이쯤에서 야당 인사들과 된장찌개 어떤가? 이전의 문제점을 지적한 12명의 전합참의장들과 칼국수 어떤가? 당선자 시절부터 야당과 협치를 시작하라”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부른 윤석열, 그는 국민에게 끌려가서는 안 된다”라며 “그의 외로움이 깊어지고 잠 못 이루는 밤이 깊어질수록 국민들은 편안히 잠자리에 들 것이다. 용산 국방부 지상 3층에 늦은 밤에도 불이 켜지고 도시락배달이 늘어나고 민관합동위원회가 잦아질수록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은 웅비를 준비할 것이다”라고 적었다.
끝으로 “봄이 오면 조선총독과 하지중장의 관저에도 벚꽃이 피고 민주주의의 승리자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 아픈 과거를 반추하며 이 흙을 밟고 북악을 오를 것”이라며 “한강변 한켠에서는 1882년 임오군란 이후 청나라군대가 주둔한 곳, 청일전쟁 이후 일본군이 주둔했던 곳, 한국전쟁 이후 미군이 주둔했던 곳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영구 주둔을 시작한다.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