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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세력의 먹잇감 취급받던 개인투자자들이 SNS와 커뮤니티사이트를 통해 세력을 결집, 공매도에 나선 헤지펀드들과 ‘돈싸움’에서 승리해 되레 헤지펀드들을 파산 위기로 몰아넣고 막대한 수익을 챙겨서다. 미국판 동학개미의 봉기인 셈이다.
게임스탑에서의 승리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미국 개미들은 공매도 물량이 몰려 있는 다른 종목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어 제2, 제3의 게임스탑이 줄을 잇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다만 이같은 현상이 기업 펀더멘탈과는 관계없는 투기적 투자로 인한 결과라는 점에서 증시 과열에 불러온 부작용이란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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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게임스탑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92.71% 오른 주당 147.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50.00달러까지 치솟았다. 주가가 미친듯이 치솟다 보니 몇 차례 서킷브레이커(매매 일시정지)가 발동되기도 했으나, 투자 광풍을 꺾지는 못했다.
펀더멘털과 상관 없는 주가 폭등을 본 시트론 등 몇몇 헤지펀드들은 재빨리 움직였다. 버블이 곧 꺼질 것이란 판단아래 대량 공매도에 나선 것. 그러나 매번 같은 상황에서 매물을 쏟아내며 먹잇감으로 전락하던 개미들이 이번에 다른 행태를 보였다. 개미들을 서로를 독려하며 물러서지 않고 주식을 계속 사들였다.
급기야 헤지펀드들은 숏 스퀴즈(숏 포지션을 커버하기 위해 주식을 집중 매수하는 것)상황으로 내몰렸다. 개미들이 헤지펀드들을 돈으로 누른 것이다. CNBC에 따르면 이번 달 게임스탑 사태 등으로 공매도 세력은 910억달러(약 100조3000억원) 달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매번 기관들에게 당하기만 했던 개미들의 반란이 성공했다는 뜻이다. 골드만삭스 출신의 유명 분석가인 짐 크레이머는 “우리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현상을 지금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실제 이날 몇몇 헤지펀드들은 추가 공매도에 나섰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게임스탑 전체 유통물량 대비 공매도 물량 비중은 144%를 기록했다. 전날보다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CNBC는 “주가가 치솟았지만 공매도 세력들은 물러서지 않았다”고 전했다. 리서치 업체 S3파트너스의 아이호 두사니스키 리서치 책임자는 “엄청난 손실을 보더라도 (헤지펀드들의) 새로운 공매도 시도는 계속 나올 것”이라고 했다. 13일 이후 이날까지 게임스탑 주가는 9거래일간 641.7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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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가 될만한 사건은 장 마감 후에 벌어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갑자기 트윗을 통해 WSB 토론방을 연결한 후 게임스탑을 빗대 “게임 폭격!!(Gamestonk!!)”이라고 썼다. 공매도 세력에 맞서는 개미들을 독려하는 의미다. 엄청난 팬덤을 보유한 머스크의 트윗 하나에 게임스탑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최고 25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같은 흐름은 게임스탑에 그치지 않는다. 공매도 잔량이 많은 딜라즈(유통물량 대비 91%), 베드배스&비욘드(64%), AMC(59%), 선파워(54%) 등의 종목들이 제2의 게임스탑으로 거론된다. 이미 네 회사의 주가는 이날 각각 20.14%, 20.18%, 12.22%, 13.92% 급등했다. 개미군단이 뉴욕증시를 뒤흔드는 전례 없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과열의 징후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2000년 닷컴 버블 때보다 더한 위기의 징후라는 것이다. NBC는 “머스크의 짧은 메시지에 일부 회사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은 최근 증시에서 투기적인 거래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