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내가 김여사에 '청와대 가면 뒈진다' 했다"…추가 녹취

민주당 '명태균 대통령실 개입 의혹' 관련 녹취 공개
"청와대 뒷산 북악산·북한산 대가리 꺾여있다고 해"
  • 등록 2024-11-08 오후 1:57:40

    수정 2024-11-09 오전 10:33:13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8일 오전 창원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선거 브로커’ 명태균씨가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해 지인에게 “내가 (김건희 여사에게) 거기(청와대) 가면 뒈진다고 말했다”는 녹취가 또다시 공개됐다. 녹취를 공개한 더불어민주당은 명씨가 대통령실 이전에 관여했다는 의혹이라고 설명했다.

8일 민주당이 추가 공개한 녹취 파일은 명씨가 대선 이후인 2022년 4월경 지인 A씨와 전화통화한 내용이다.

녹취에서 A씨는 명씨에게 “지금 당선인이 아예, 진짜, 완전히 광화문 그쪽으로 (이전) 할 모양인가 보네”라고 말한다. 명씨는 이에 “아유. 내가 뭐라 하데?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김 여사에게) 거기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22년 1월 당선 후 대통령실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이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 당선 후에는 논의를 통해 광화문이 아닌 용산으로 최종 결정된 바 있다.

명씨는 아울러 “내가 (김 여사에게) 이랬잖아. 그 청와대 뒷산에, 백악산(북악산)은 좌로 대가리가 꺾여있고, 북한산은 오른쪽으로 꺾여있다니까”라며 “김종인 위원장 사무실에서 보니까, (김 위원장 사무실이) 15층이니까, 산중턱에 있는 청와대 딱 잘 보이데”라고 했다. 이는 명씨가 풍수지리에 따라 청와대가 위차가 좋지 않았다고 김 여사가 설명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가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과 관련한 사주 조언을 김 여사 했다는 내용도 있다. 명씨는 녹취에서 “내가 김건희 사모(를) ‘앉은뱅이’라고, 눈 좋은, 끌어올릴 사주라고 하고 내가 뭐라 했는지 알아요”라며 “(김 여사) 본인이 영부인 사주가 들어앉았고, 그 밑에 대통령 사주가 안 들어 왔는데(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두 번째는 3월 9일이라서 당선된다고 그랬지”라며 “(김 여사가) ‘왜 그러냐’고 해서, 내가 꽃 피기 전에는 윤석열이가 당선이 (되고, 꽃이) 피면 이재명이를 이길 수가 없다(고 김 여사 등에게 말해줬다)”고 했다.

명씨는 “그래 가지고 함(성득) 교수가 전화 왔어”라며 “(함 교수는) ‘진짜 하루이틀 지났으면 (대선에서) 졌겠다 야’ 그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 이전 문제도 무속 조언한 명씨는 윤 대통령 부부에게 어떤 존재였던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노 원내대변인은 “(이전 추진 당시) 많은 국민들이 ‘왜 이렇게 이전을 서두를까’라는 의구심을 가졌다”며 “명씨 녹취 발언대로면 명씨 조언을 김 여사가 완벽하게 신뢰했고 이 때문에 이전을 서둘렀다는 설명이 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명씨의 무속적 시각과 발언이 김 여사의 관심을 끌었고, 김 여사의 신뢰를 통해 국정 운영에 무속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피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번 녹취에 대해 함성득 경기대 교수는 “대화가 이뤄진 당시는 3월 선거 다음날이고, 전화를 건 것은 내가 아닌 명씨”라며 “선거가 이긴 뒤 자기가 예상한 것이 맞았다는 말인데, 나는 ‘제발 이런 소리 좀 하지 마라. 이럴수록 사람들이 너를 우습게 본다’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명씨가 캠프에서 김영선 전 의원과 함께 무속적 근거를 대며 ‘무조건 윤석열이 이긴다’고 주장해, 자신이 “니가 점쟁이냐”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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