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검찰이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유통한 혐의로 기소된 SK케미칼과 애경의 전직 대표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비상대책위, 개혁연대 민생행동 등 관계자들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직 임원들이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자 사법부를 규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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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 관련해 해당 판결을 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유영근)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 대표 등이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인 클로로메틸아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소티아졸리논(MIT)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사용해 ‘가습기 메이트’ 등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제조·판매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12일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CMIT와 MIT 성분이 천식이나 폐질환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기엔 그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이날 재판부가 “향후 추가 연구 결과가 나오면 역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모르겠지만, 재판부는 현재 증거로 형사 사법 범위 내에서 판단할 수 밖에 없었다”고 언급하면서 언제든지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했다.
검찰이 항소장을 제출하면서 질병과 가습기 살균제 원료의 상관 관계 및 홍 전 대표 등의 책임 여부는 다시 법정 다툼이 이뤄지게 됐다.
1심 판결 이후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 비상대책위 등은 환경부가 CMIT와 MIT 성분이 피해자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과 대비되는 판결이라며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