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편집인은 이날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백석문학상·신동엽문학상·창비신인문학상·사회인문학평론상 등 창비 문학상 시상에서 폐회인사를 겸한 퇴임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백 편집인은 “우리가 그동안 온갖 역경을 딛고, 지금도 결코 순탄치 않은 환경에서, 이만큼의 연륜을 쌓고 이만큼의 명성을 얻으며 이만큼의 물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인 것”이라면서 “그런 실력에 따르는 책무를 여축없이 완수하지는 못했을지라도 책임의 엄숙함을 아예 외면한 일은 결코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신경숙 작가의 표절논란을 둘러싼 전방위적인 비판과 관련해 “창비 50년은 시련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특히 퇴임을 준비하던 최근 반년 남짓은 정치적 탄압이나 경제적 위기와도 또 다른 시련의 기간이었다”며 “물론 상당부분 자업자득이며 새로운 각오로 제2의 50년을 출발하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이기에 원망보다 감사가 앞선다”고 밝혔다.
백 편집인은 “내년 초에 계간 ‘창작과비평’이 창간 50주년을 맞는다. 창간호의 편집인이었고 그 후 더러 끊김이 있긴 했지만 지금까지 편집인 자리를 지켜온 저는 올해를 넘기지 않고 물러나기로 두어 해 전에 이미 결심했다”며 “작년 11월에는 창비 확대편집회의 석상에서 공지됐으며 올해 초 편집위원·편집국간부 합동연수회에서 재확인했고 5월 초에는 창비 팟캐스트 ‘라디오책다방’을 통해 공표됐다”고 설명했다.
백 편집인은 “편집인을 그만둔다 해서 창비를 아주 떠나는 것은 아니지만, 계간 ‘창작과비평’에 한해서는 창간 편집인이 없이 해나가는 경험이 장기적인 존속의 관건이라 믿기에 깨끗이 손을 뗄 작정”이라면서 “오랜 동지이자 창비 복간 이래의 발행인으로서 무위이화의 공덕으로 이끌어주신 김윤수 선생과 지난 10년간 주간직을 맡아 동분서주하며 저를 도와준 백영서 교수에게만 고마움을 따로 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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