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대출 유예 3번째 연장…갚을 땐 5년 분할상환(종합)

"코로나19 장기화에 대출 유예프로그램 6개월 연장”
이자상환도 결국 유예·대출원금 3.3조 규모
차주가 상환방법 선택…"상환기간 2~5년 둘 것"
금융사 리스크 관리부담 커져…9월 종료 여부도 불확실
  • 등록 2021-03-02 오후 5:12:05

    수정 2021-03-02 오후 9:39:05

[이데일리 김인경 이승현 기자] ‘코로나 대출’에 대한 원금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조치가 오는 9월까지로 다시 연장된다. 연장조치가 끝나도 차주의 상환부담을 낮추기 위해 2~5년에 걸쳐 미뤄둔 원금 및 이자의 상환이 가능토록 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연장조치를 오는 9월 끝낼 지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자료=금융위원회)


9월까지 만기 도래시 재연장 가능

금융위원회는 당초 이달 31일 종료 예정인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상 대출의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그대로 6개월 연장한다고 2일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4월 1일부터 시작한 코로나 대출 연장조치는 오는 9월 30일까지 적용된다. 이번이 3번째 연장조치다.

지난 1월말 기준 시중은행과 정책금융기관, 제2금융권의 만기연장 총액은 121조1602억원(37만1065건), 원금상환 유예는 9조317억원(5만7401건이다)이다. 이자상환 유예 규모는 1637억원(1만3219건)이다. 이에 대한 대출원금은 3조3000억원 정도라고 금융당국은 추정했다.

앞서 금융권은 당국과의 협상과정에서 이자상환 여부는 차주 상환능력을 판단할 중요한 기준이라며 연장에서 제외할 것을 요청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이자유예 건수는 전체 만기연장과 상환유예(44만1685건) 3%에 그친다고 강조했다. 또 이자상환 유예로 은행 등의 부실징후 탐지가 어려워질 거라는 우려에 대해선 업체 휴·폐업이나 카드사용액 등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금융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고 이자상환 유예도 금융권 실적을 감안하면 부담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연장조치는 개인사업자 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이 대상이다. 보증기관과 자금지원기관이 각각 동의한 보증부 대출과 정책자금 및 협약대출도 포함된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은 제외된다. 부동산 매매와 임대 등 업종과 관련된 대출도 배제된다.

연매출 1억원 이하 업체는 별도 증빙이 없어도 피해 업체로 간주돼 바로 신청할 수 있다. 연매출 1억원 초과 업체는 POS 자료·VAN사 매출액 자료·카드사 매출액 자료 등 매출감소 입장자료를 제출해야 신청할 수 있다.

차주는 9월 말까지인 연장기한 내 대출 만기가 돌아오면 재연장을 받을 수 있다. 이를테면 지난해 11월 만기가 도래해 올해 5월까지로 6개월 연장을 했다면, 5월에 재신청을 해 올해 11월까지로 만기를 연장할 수 있다.

(자료=금융위원회)


차주가 상환 방법·기간 등 선택

코로나 대출 연장조치 종료 후 ‘연착륙’도 중요한 목표다. 개별 차주 상환을 감안해 4월 1일부터 다양한 장기·분할 상환방법을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게 당국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차주 부담 최소화에 초점을 맞춘 5대 원칙을 제시했다. 먼저 금융권은 차주 상황을 고려한 최적의 상환방안 컨설팅을 제공하고, 유예된 원리금 분할상환 때 유예기간 이상의 상환기간을 부여한다.

또 유예기간 중 발생한 이자는 상환 방법 및 기간과 관계없이 총액을 유지한다. 상환유예된 이자에 대한 이자는 부과하지 않는다. 차주가 본래 상환계획보다 조기상환을 원하면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갚을 수 있다. 특히 차주는 최종적인 상환 방법과 기간 등을 결정할 수 있다.

금융위 예시를 보면, 차주는 유예기간 종료 후 기존 월상환금액의 1~2배씩 상환하거나 또는 기존의 절반 수준씩 갚아나갈 수 있다. 대출원금 6000만원에 연 5% 고정금리, 잔존 만기 1년의 일시상환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이 자상환을 6개월 유예받은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유예조치 종료 후 매월 기존이자 25만원과 유예이자 25만원(150만원/6개월) 등 50만원씩 갚으면 6개월 만에 상환이 끝난다. 매월 상환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간을 2년 6개월로 늘릴 수도 있다. 이 경우 매월 기존이자 25만원과 유예이자 5만원(150만원/30개월) 등 월상환액이 30만원이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환기간을 유예기간의 2~3배 정도로 줘야 한다고 판단한다”며 “상환기간은 2~5년 정도의 범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 대출 연장조치나 이후 연착륙 적용 등과 관련한 금융사의 적극적 조치에 대해선 고의나 중과실 등이 아니면 부실이 있어도 제재하지 않는다.

“9월 종료 여부, 방역·경제·금융안정 등 고려해 결정”

이번 연장조치로 금융권은 적지 않은 부담을 갖게 됐다.

차주가 구체적 상환방법에 대한 선택권을 갖도록 해 금융사 리스크 관리부담이 커질 수 있다. 유예조치 종료 후 상환에 부담을 느낀 차주가 일단 기간을 늘리려고 할 수 있다. 은행 등은 상환유예 차주의 정상영업 여부나 카드사용액, 다른 금융사 대출, 상거래 연체 등을 더욱 적극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금융권에선 이번 조치가 마지막이 될 지도 의심스러운 눈치다. 당국은 코로나 대출 연장이 오는 9월 종료할 지에 대해 “방역상황과 실물경제, 금융안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융권 협의를 거쳐 결정할 사항”이라고 했다. 그때 상환을 봐야 한다며 4번째 연장 조치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때까지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될 지가 가장 중요할 텐데 금융당국이 연장조치 종료 의지를 제대로 나타내지 않은 건 아쉬운 대목”이라고 했다.

금융당국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본래 궤도로 돌아올 때까지 시간을 준 것이라고 강조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차주가 한번에 이자폭탄 등을 맞지 않도록 연착륙 방안을 마련했다”며 “소상공인 등이 일상적인 영업활동으로 돌아가 원금과 이자를 갚으면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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