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산업연구원은 18일 ‘Big Tech 발(發) 자동차 생태계 변화 가시화’란 제목의 산업동향 보고서를 내고 “IT기업들이 완성차 시장 진입을 공언하거나 암시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전환기를 맞이한 자동차 산업에 또 다른 파괴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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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애플카 위해 현대차그룹에 협력 타진‥IT·완성차 ‘합종연횡’
미래차 키워드로 ‘자율주행’이 부상하면서 IT 업계의 자동차 시장 진출 선언도 크게 늘고 있다. 미국의 애플·구글·우버, 일본의 소니, 중국의 바이두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중국의 바이두는 지난 2017년 개방형 자율주행 개발 플랫폼 ‘Apollo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지리 자동차와 합작해 ‘바이두 자동차’를 설립하고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을 공언했다. 이외에도 2014년부터 ‘타이탄’이라 불리는 프로젝트명의 자율주행차 사업부를 만든 애플 역시 최근 현대자동차(005380)를 비롯한 유수의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과 협력을 타진하며 애플카 양산에 한발 다가서고 있는 모양새다.
이호중 자동차산업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테슬라의 성공으로) 성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든 시점에서 IT 기업들이 시장 진입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은 자본 조달력, 브랜드 인지도, 개발·생산 역량을 토대로 단기간에 시장에 진입한 후 기존 자동차 산업 구조에 파괴적인 변화를 일으킬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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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들의 완성차 시장 진출이 가속화 하면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제공 업체가 되기 위한 경쟁에 내몰리게 될 전망이다. 내연기관과 달리 전기차는 관련 부품이 절반 정도로 줄어들고, 모듈화를 통해 비교적 쉽게 제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미래 경쟁력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제공을 통한 생태계 구축에 달려있다는 평가다. 가장 앞서가고 있는 업체는 독일 자동차 브랜드 폭스바겐이다. 폭스바겐은 2018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를 공개했고, 이미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해치백 모델 ID.3의 판매에 나섰다. 올해에는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D.4 출시도 예정돼 있다.
현대차그룹도 지난해 전용 플랫폼 ‘E-GMP’를 공개하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순수 전기차 양산에 돌입한다. 아울러 지엠(GM)도 지난 4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 본사에서 ‘EV 위크’를 열고 전기차 플랫폼을 공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외에도 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VA2’를 통해 EQS 양산에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전동화 바람이 불고있지만, 전동화 차량에 대한 고객 수요에 따라 자동차 브랜드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몇몇 자동차 브랜드들은 전동화 전략 대신 내연기관을 기본으로 한 전기차 출시에 방점을 찍고 있어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BMW는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의 전환이 더딜 것으로 평가하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에 소홀한 상태다. 토요타 역시 전기차 전용 플랫폼 TNGA를 공개했지만, 기존 하이브리드 전략에 더 힘을 주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동화 바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통한 IT기업과 완성차 업체들의 협력이 트렌드가 될지, 예상보다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적어 기존 내연기관의 강세가 이어질지에 따라서 글로벌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