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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트댄스 “중국 기준 엄격히 준수해 수출 관련 업무 처리”
31일 중국 매체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전날 늦은 밤 성명을 내고 “회사는 28일 (중국) 상무부와 과학기술부가 함께 ‘수출 제한 기술 목록’을 수정해 발표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며 “앞으로 ‘중화인민공화국 기술 수출입 관리 조례’와 ‘중국 수출 제한 기술 목록’을 엄격하게 준수해 기술 수출에 관한 업무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28일 저녁 전격적으로 수출에 당국의 허가가 필요한 ‘수출 제한 기술 목록’을 수정해 발표했다. 지난 2008년 수정안이 나온후 10여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목록 가운데 정보처리 기술 분야에는 음성·문자 인식 처리, 사용자에 맞춘 콘텐츠 추천, 빅데이터 수집 등 인공지능(AI) 분야 기술이 대거 포함됐다.
중국 정부가 이번에 수출 규제의 새로운 목록을 발표한 것은 틱톡 매각에 제동을 걸기 위한 조치란 해석이 나왔다. 바이트댄스가 새 규정을 따르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 한 셈이다.
추이판 중국대외경제무역대학 교수는 중국 매체 관찰자망과 인터뷰에서 “AI 등 분야에서 여러가지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트댄스가 관련 기술을 수출할 계획이라면 인허가 신청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바이트댄스는 조정된 목록을 면밀히 연구해 관련 거래를 중단할 실질적인 협상이 필요한지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中외교부 “미국, 해외 기업에 정치적 농간”
이날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상무부와 관련 부서가 이번 조치 주요 목적이 기술 수출 관리를 위한 것이라고 이미 강조했다”면서 “이번 조치는 과학 기술의 진보와 대외 경제 기술 협력 추진, 국가 경제 안보 수호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오 대변인은 틱톡의 매각과 관련해 중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냐는 질문에는 “규제를 어떻게 집행할지는 관련 부문에 질의하기 바란다”며 “기업의 구체적인 경영에 관해서는 평론을 하지 않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여러 차례 미국이 국가 안보를 앞세워 국가 역량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면서 “미국은 해외 기업에 대해 경제 패권주의와 정치적 농간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틱톡 매각 임박했었는데…美, 사용 금지 강행하나
이에 따라 바이트댄스가 미국 기업들과의 틱톡 매각 협상을 진행하는 데 급제동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바이트댄스가 내달 15일까지 틱톡의 미국 사업 부문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사실상 바이트댄스에 틱톡 미국 사업부문 강매를 지시한 것이다.
틱톡 인수전 협상은 타결이 임박한 분위기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월마트 컨소시엄과 오라클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제동을 거는 조처에 나서면서 양국이 틱톡 매각 문제를 두고 힘겨루기를 하게 됐다. 오는 15일 미국 정부가 예고대로 미국 내 틱톡 사용을 금지할지 매각 협상 일정을 지연하게 허용할지 주목된다.
CNBC에 따르면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틱톡 미국 사업 부문을 200억~300억달러(약 23조7000억~35조5000억원)에 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 정부는 이번 규제가 ‘기술 수출 관리’를 위한 것이란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