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러 손학규, 박근혜정부 통일대박론·5자회담 제안 비판

“5자회담 제의는 잘못된 정책”… 한반도 통일 4단계 평화프로세스 제안
러시아 모스크바 극동연구소서 강연, 정계복귀 사전 행보 일환일 수도
  • 등록 2016-01-28 오후 7:03:40

    수정 2016-01-28 오후 7:03:40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중인 손학규 전 대표가 박근혜정부의 통일대박론과 북한을 뺀 5자 회담 제안에 대해 인식의 부족을 드러낸 것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지난 25일 인천국제공항을 출국해 모스크바에 도착한 손 전 대표는 27일(현지시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극동연구소에서 ‘한반도 통일과 러시아의 역할’을 주제로 2시간 동안 강연했다.

이날 강연회엔 세르게이 루쟈닌 러시아과학아카데미 극동연구소 임시소장을 비롯, 글렙 이바센초프 전 주한러시아대사, 알렉산드르 제빈 극동연구소 한국학센터소장, 김영웅 극동연구소 한국학교수, 스베틀라나 수슬리나 국립국제관계대 한국학교수, 김원일 박사(전 모스크바한인회장) 등 한반도 문제 전문가 20여명이 초청됐다.

강연에서 손 전 대표는 4차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박근혜정부가 지난 2014년에 선언한 ‘통일대박론’은 북한의 붕괴를 전제로 한 통일론으로 대북압박정책이 북한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왔고, 이로 인해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했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대북압박 정책이 실효성 없이 북한의 핵 능력만 키우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손 전 대표는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대북 제재가 북한 비핵화를 위한 효과적 수단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그간의 북한에 대한 제재에도 북한은 꾸준히 핵무기를 개발하고 그 수위를 높여왔다”고 꼬집었다.

박 대통령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제안한 5자회담도 도마에 올랐다. 손 전 대표는 “최근 박근혜대통령이 북한을 뺀 5자회담을 제안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인 이해관계에 대한 인식 부족을 드러낸 것으로 5자회담 제의는 현실적이지도 바람직하지도 않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한 뒤 “북핵문제는 제재와 함께 평화프로세스를 함께 병행해 나가야한다”고 제안했다.

평화프로세스는 남북간 교류협력 강화, 평화체제 확립, 국가연합을 통한 실질적 통일, 법적·제도적 통일 등 4단계 접근법이다.

손 전 대표는 “경제교류와 협력은 남한에게도 침체된 경제의 활로를 찾을 수 있을뿐 아니라 특히 북한주민들에게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학습효과와 함께 북한의 개방을 불러올 것이다. 이같은 남북한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면서 북한 스스로 핵이 백해무익한 것임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남북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등 북미관계가 정상화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서는 한국이 미국을 설득해서 북미간에 신뢰프로세스를 가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 전 대표는 “북한이 엄연한 유엔의 회원국임에도 2차대전이후에 미국이 외교관계를 맺지 않는 유일한 국가로 남아 있다. 이러한 북미관계의 정상화를 위해서 한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한국이 나서지 않고 있는데 미국이 먼저 나설리는 만무하다”고 했다.

러시아 역할론도 역설했다. 손 전 대표는 “러시아는 정치적으로는 한반도의 평화를, 경제적으로는 남북한과의 협력사업을 원하고 있다. 남북러 협력사업은 단순히 경제성만을 따져서는 안되는 성격의 사업이다. 한국이 정부주도로 남북러 협력사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러시아가 유럽의 새로운 통합에 이바지한 것처럼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가 신동방 정책을 통해 동아시아의 통합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수 있다는 것이다.

손 전 대표는 “러시아는 한반도의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이다. 특히 동서독의 통일과정을 도운 러시아의 경험은 한반도의 통일과정에도 필요한 소중한 경험”이라며 러시아 역할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노무현정부 때부터 이명박정부까지 주한대사로 있었던 글렙 이바센초프 전 대사는 “손학규 대표의 강연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같은 내용이 노무현 정부때는 정책에 반영되어졌는데 안타깝게도 이명박정부 들어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가 한반도 문제이기는 하지만,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는 점에서, 정계 복귀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정계은퇴 뒤 영국 유학길에 올랐다 국내로 돌아와 남북관계 문제를 고리로 활동하다 정치 전면에 나선 바 있다. 실제 손 전 대표는 모스크바 방문에 앞서 외교부장관을 지낸 송민순 전 의원을 만나는 등 남북관계 전문가들과 북핵문제와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귀국하는 손 전 대표가 무슨 말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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