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24일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현안은 실종하고 욕설과 고성 섞인 비방 등 정쟁만 오가며 또다시 눈꼴사나운 모습을 자아냈다. 과방위는 야당 주도로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부위원장)을 국회 모욕죄로 고발하기로 했다.
|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및 소관 감사대상기관 전체 종합 국정감사 도중 방송문화진흥회 직원 한 명이 땀을 흘리며 기절하는 사고가 발생해 의료진이 응급조치 후 이송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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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국감 중 배석했던 한 방송문화진흥회 직원이 갑자기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져 구호 조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아 씨X, 사람 죽이네 죽여”라는 혼잣말을 내뱉었다. 당시 회의가 잠시 중지된 상황이었지만, 김 직무대행이 앉은 자리의 마이크를 통해 해당 발언이 회의장 내로 흘러나왔다.
이에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회 중 김태규 직무대행이 욕설을 하고 상임위원회(과방위)를 모욕하는 발언을 했다”며 “국회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김 직무대행은 “뒤 표현(사람 죽이네)은 한 것 맞지만 욕설은 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며 “정회 중에 있었던 일이고, 누군가를 특정해서 한 표현이 아닌 개인적인 한탄을 표현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과방위원장인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김 직무대행에게 “마이크 대고 욕해 보라” “뭘 죽였나. (발언이) 잘못한 건 잘못한 거다”고 몰아세우며 발언권을 정지시켰고, 곧 여야 간 설전으로 번지며 이내 회의장 내 언성이 높아졌다.
그러던 중 김우영 민주당 의원이 김 직무대행을 가리키며 고성으로 “저자가”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 직무대행이 “저자라뇨”라고 지적하자, 김 의원은 곧장 “그래 인마, 이 자식아” 등의 욕설을 쏟아냈다. 이에 김 직무대행이 “뭐 인마? 이 자식? 이거 뭐 하자는 겁니까 지금”이라고 소리 높여 항의하자, 김 의원은 “법관 출신 주제에. 이 X끼가! 너가 그러고도 공직자야?”라고 호통치며 장내 긴장감이 고조됐다.
|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가운데) 직무대행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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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의원들이 잠시 과열된 분위기를 가라앉히자, 이내 김 의원은 “방금 김태규 대행과 언쟁하는 과정에서 좀 심한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서 사과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노 의원의 제안에 따라 모욕죄로 고발하도록 하겠다”면서 김 직무대행에게 사과 의향을 물었다. 이에 김 직무대행은 “진심으로 상황을 살펴서 사과를 드리는 게 맞지, 일방적으로 강요해서 이뤄지는 사과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답변할 수 있는 기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답변할 사안이 아니라고 거부했다.
이날 과방위는 여당이 반발하는 가운데 야당 주도로 김 직무대행을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증언감정법)’상 국회 모욕죄로 고발하는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이 밖에도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지난 21일 국감에서 위증을 했다며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위증 등 혐의로, 이상인 전 방통위 부위원장 등을 불출석 및 국회 모욕죄로 각각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최 위원장이 여당 위원들의 질의를 방해하고 상임위를 편파적으로 운영한다면서 ‘최민희 독재과방위 발언권 보장하라’는 장내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과방위는 장내 정돈을 위해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다가 현재 국감을 이어가고 있다.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및 소관 감사대상기관 전체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을 국회 모욕죄로 의결하는 안건에 찬성 거수 표결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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