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인 계약에 의한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논문에 대한 후폭풍 거세다. 논문 저자뿐 아니라 ‘학문적 자유’를 이유로 역사적 사실을 논쟁으로 여기는 역사부정주의자들을 규탄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생회가 3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사자상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반복하는 조셉 이 교수 규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상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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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정외과 학생회는 3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사자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반복하는 조셉 이 교수의 재임용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최근 조 필립스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 교수와 함께 미국의 외교지 디플로맷에 ‘위안부와 학문적 자유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영문으로 올렸다. 해당 기고는 논란이 된 램지어 교수 논문을 “학문의 자유”라며 사실상 옹호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양대 정외과 21학번 새내기인 김민서씨는 “신입생으로서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조셉 교수의 역사 왜곡”이었다며 “지난날의 역사를 가슴에 새기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데 앞장서는 정치학도로 조셉 교수의 위안부 역사 왜곡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공 수업 학점이 달린 상황에서 이 교수의 재임용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그의 논란과 망언이 벌써 세 번째 반복되고 있어서다. 이 교수는 한양대 정외과 전공 핵심 과목인 ‘비교정치경제론’ 강의를 맡았다.
송현정 정외과 총학생회장은 “2016년부터 2021년도까지 조셉 교수의 일본군 위안부 망언에 대해 끊임 없이 문제를 삼았다”며 “학교에 문제 제기를 하고 대책 요구했지만 제대로 된 사과나 재발 방지 대책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학생회 측은 이날 학교에 학생들의 요구를 담은 연서명을 전달했다. 겨울방학과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 모일 수 없는 상황에서도 온라인과 학생회를 통해 총 1628명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까지 연서명에 참여했다.
|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3일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481차 정기수요시위’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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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정의연)도 거들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날 제1481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위안부 왜곡 논문 사태를 놓고 “가해자들의 사실 인정과 진상 규명, 사죄와 법적 배상, 재발 방지를 위한 약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역사적 정의 구현이 하염 없이 지연되고 있는 사이 역사수정론자와 역사부정론자들의 준동이 극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