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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국회의장·4당 원내대표 예방 등 꽉 찬 스케쥴을 소화했다. 특히 한국당 방문에서는 나경원 원내대표와 과거의 추억을 나누며 시종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해 주목을 끌었다. 반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치면서 국회가 마비됐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말꼬리를 잡고 거친 언사를 주고받으며 사태를 장기화하는 게 본인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게 바로 낡은 정치”라며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당이 대치 속에 나가 있다”며 “국회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데에는 이 원내대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 원내대표가 ‘호프 타임’을 한 번 제안해 ‘맥주 잘 사주시는 형님’이 된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찾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국당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오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무리하게 강행했던 부분에 대해 민주당이 사과를 하고 나 원내대표가 그것을 흔쾌히 받아준다면, 국회 정상화의 물꼬가 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행사는 단순 예방차원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오 원내대표의 행보를 통해 향후 원내 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는 목소리다. 과거 바른미래당은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치며 ‘범여권’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오 원내대표 체제하에서는 적어도 범여권은 탈피, 때에 따라서는 한국당과도 보조를 맞출 수도 있을 거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