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뉴스속보팀] 청와대가 CJ그룹에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청와대가 대기업들에게 자금을 요구한 것 뿐만 아니라 대기업 오너의 인사 문제에까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는 셈이어서 파장이 주목된다.
3일 MBN은 지난 2013년말 청와대 핵심 수석비서관과 CJ그룹 고위인사와의 통화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MBN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수석비서관은 “너무 늦으면 난리 난다”며 이 부회장의 조속한 퇴진을 강조했고, 대통령(VIP)의 뜻이냐는 CJ그룹 고위 관계자의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CJ그룹 관계자가 재차 “VIP 뜻은 확실한 것이냐”고 묻자 청와대 수석은 “확실하다. 직접 들었다”고도 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친누나다. 이재현 회장은 박근혜 정권 출범 직후인 2013년 7월 수천억 원대의 비자금을 만들어 운용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당시 이미경 부회장은 손경식 회장과 함께 CJ그룹의 경영 현안을 챙기다 유전병 치료와 요양을 위해 2014년 하반기 미국으로 건너간 뒤 현재까지 미국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청와대의 외압에 굴복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해외에 머물고 있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CJ는 지난 대선 당시 자사 방송채널의 토론·개그 프로그램을 통해 야당 인사를 미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가 관람하고 눈물을 흘린 영화 ‘광해’를 배급해 보수 세력으로부터 ‘종북 방송’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