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사고, 조선·해운株 뛰고…`그리스는 없었다`

그리스 사태 낙관론 힘 얻어…외국인 3일만에 '사자'
추경 규모 15조원 확정도 호재
  • 등록 2015-07-01 오후 5:21:16

    수정 2015-07-01 오후 5:21:16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외국인은 3일만에 매수에 나섰고 해운·조선·증권주는 동반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그리스 사태로 30포인트 가량 급락하기 전 수준인 2090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국내 증시가 사흘만에 그리스 악재에 따른 부담을 말끔히 지워낸 모습이다. 이처럼 그리스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서도 아직 안도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은 166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3일만에 사자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이슈가 본격화한 지난 6월 들어서 지속적으로 팔자에 나서며 코스피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6월 들어 지난주까지 누적 순매도 규모만 8878억원에 이를 정도였다. 하지만 막상 그리스가 사실상 디폴트 상태에 떨어지게 되자 오히려 반대의 흐름을 보인 것이다.

시장은 결국 그리스 문제가 해결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동안 그리스 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데다가 과거와 달리 그리스 문제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보는 의견이 대다수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민투표에서 채권단 구제금융안이 가결된다면 사실상 그리스는 영향이 없어지게 된다”며 “그리스 사태가 끝나면 큰 폭의 반등은 없더라도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시장 낙관론은 업종별 움직임에서도 동일하게 감지됐다. 경기민감주로 분류되는 증권, 해운, 조선주가 동반 강세를 보인 것이다. 이들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조정을 받아온 유로존 위기의 대표 피해주들이었다. 하지만 이날 이들 업종 주가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현대중공업(009540)은 5.41% 상승했고 대우조선해양(042660)도 6.39% 올랐다. 한진해운(117930)은 1.39% 뛰었고 현대상선(011200)도 1.74% 상승했다. 지난달 29일 그렉시트 우려가 불거지며 투자심리가 악화, 큰 폭으로 빠졌던 증권주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삼성증권(016360) 주가는 2.2%, 대우증권(006800)은 3.28%, 미래에셋증권(037620)은 2.18% 각각 올랐다.

그리스 낙관론 외에도 이날 당정이 협의를 통해 15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확정지은 것도 투자심리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번 추경에 대해 오는 20일 이전 국회 본회의 통과를 추진키로 합의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종결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추경을 편성하기로 한 정부의 대응은 긍정적”이라며 “통화와 재정정책간 공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금융시장 투자심리에 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신중한 의견도 있다. 그리스 문제가 예상보다 장기전으로 가면서 언제든 글로벌 금융시장에 다시 충격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투표 실시 이후에도 채권단과의 재협상이 조기에 타결될 여지는 크지 않아 그리스 사태는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상당기간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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