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사흘만에 그리스 악재에 따른 부담을 말끔히 지워낸 모습이다. 이처럼 그리스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서도 아직 안도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은 166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3일만에 사자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이슈가 본격화한 지난 6월 들어서 지속적으로 팔자에 나서며 코스피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6월 들어 지난주까지 누적 순매도 규모만 8878억원에 이를 정도였다. 하지만 막상 그리스가 사실상 디폴트 상태에 떨어지게 되자 오히려 반대의 흐름을 보인 것이다.
시장은 결국 그리스 문제가 해결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동안 그리스 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데다가 과거와 달리 그리스 문제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보는 의견이 대다수다.
이같은 시장 낙관론은 업종별 움직임에서도 동일하게 감지됐다. 경기민감주로 분류되는 증권, 해운, 조선주가 동반 강세를 보인 것이다. 이들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조정을 받아온 유로존 위기의 대표 피해주들이었다. 하지만 이날 이들 업종 주가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현대중공업(009540)은 5.41% 상승했고 대우조선해양(042660)도 6.39% 올랐다. 한진해운(117930)은 1.39% 뛰었고 현대상선(011200)도 1.74% 상승했다. 지난달 29일 그렉시트 우려가 불거지며 투자심리가 악화, 큰 폭으로 빠졌던 증권주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삼성증권(016360) 주가는 2.2%, 대우증권(006800)은 3.28%, 미래에셋증권(037620)은 2.18% 각각 올랐다.
다만 여전히 신중한 의견도 있다. 그리스 문제가 예상보다 장기전으로 가면서 언제든 글로벌 금융시장에 다시 충격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투표 실시 이후에도 채권단과의 재협상이 조기에 타결될 여지는 크지 않아 그리스 사태는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상당기간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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