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서거]YS 마지막 가는 길..화해와 통합 남겼다

봉황이 알은 품은 현충원 명당서 안장식 거행
김현철, 김무성, 손학규 등 550명 조문객 참석
"마음 헛헛", "유훈 실현되길" 애도 표해
  • 등록 2015-11-26 오후 6:18:04

    수정 2015-11-26 오후 6:18:04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 안장식이 거행됐다.(사진=조진영 기자)
[이데일리 최훈길 조진영 기자] “묘역에서 봉황알 같은 직경 50cm 돌덩이 7개가 발견됐습니다. 이는 하늘과 땅의 에너지가 알 모양으로 응축된 명당 자리라는 뜻입니다. 나라에 평안이 화합과 깃들 징조라고 생각합니다.”

26일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안장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묘역. 영하의 날씨에도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러 온 조문객들은 춥지 않았다. 조문객들은 “역사의 한 장면이 지나간다”며 애도의 뜻을 표하고 ‘화합과 통합’이라는 고인의 유훈을 새겼다.

김 전 대통령을 실은 영구차는 오후 4시45분에 현충원에 도착했다. 안장식은 이때부터 오후 6시께까지 약 80분간 진행됐다. 손명순 여사·김현철 씨 등 유가족, 정의화 국회의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전 상임고문, 김수한·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 조문객 550명(행자부 집계)이 고인과 함께 했다.

묘역은 현충원의 장군 제2묘역 우측과 장군 제3묘역 왼쪽 능선에 자리 잡았다. 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듯한 자리로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과 300미터 떨어진 곳이다.

고인은 봉송-헌화-분향-운구-하관-예배-허토-조총-묵념-폐식 등을 거쳐 안장됐다. 고명진 목사는 부활대망예배에서 “(고인의) 호탕하고 인자한 모습을 우리 모두 마음 깊이 새긴다”며 “고인의 유지를 받을어 화해와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차남 김현철 씨는 눈물을 흘리며 오열했다.

현충원을 찾은 조문객들은 영면하는 김 전 대통령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부산대 출신인 김모(78· 남) 씨는 “1960년 4.19와 1979년 부마항쟁 당시가 눈 앞에 스치듯 지나간다”며 “역사의 한 장면이 지나가는 듯 해 마음이 헛헛하다”고 토로했다.

부산에서 온 이모(68) 씨는 “100만 인파가 모인 김 전 대통령의 선거유세 현장에 식구들 모두가 달려갔던 시절이 생각난다”며 “부산 사람들이 좋아하는 화끈한 정치를 했던 김 전 대통령이 좋은 곳으로 가셨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모인만큼 고인의 업적에 대한 재평가 얘기도 거론됐다. 곽성영(53·서울 방배) 씨는 “퇴임 당시 외환위기가 있었지만 김 전 대통령만의 잘못으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신금식(63·전주) 씨는 “민주화만큼은 잘했다”면서도 “아무리 정치를 잘 해도 경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평가가 나빠질 수 밖에 없다는 걸 보여준 첫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장례위 관계자는 “겨울철이라 묘역 정비를 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앞으로 1달 이상 정비를 한 뒤에야 일반인들에게 묘역을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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