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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 잔액은 카카오뱅크가 가장 많았다. 지난 9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기업대출 잔액은 1조 66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833억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3개 인터넷은행 중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케이뱅크도 같은 기간 7276억원에서 1조 474억원으로 43.9% 증가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9월 말 1조 7915억원에서 올해 9월 말 1조 5560억원으로 13.1% 감소했지만 규모는 3사 중 두 번째로 많았다.
인뱅의 기업대출 잔액이 늘어난 이유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 때문이다. 올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어나자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가계대출 억제를 주문했다. 특히 인뱅에 주담대 대환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중저신용자 대출이 아닌 주담대 중심으로 대출 잔액을 키우는 것은 인뱅의 설립 취지와 다르다는 지적 때문이다.
문제는 기업대출 잔액 증가가 인뱅의 건전성 악화로 직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9월 말 기준 인뱅 3사의 기업대출 연체율 평균은 1.85%로 전년 동기(0.48%)보다 1.37%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대출 부문의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같은 기간 0.69%에서 1.47%로 0.78%포인트 올랐다.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정국으로 인뱅의 기업대출 부실화가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비상계엄 사태가 우리나라 경제 전방위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국내 경제의 약한 고리인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탄핵 정국 장기화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자금공급에 무게를 둘 제4인뱅 출범에도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제4인뱅의 인가 기준을 공개하고 비상계엄 사태 이후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제4인뱅을 일정대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금융지주와 시중은행들이 계엄 사태로 투자에 더 신중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컨소시엄 관계자는 “어수선한 정국 상황에 맞물려 시중은행의 투자 참여가 한층 더 조심스러워졌다”며 “금융당국이 일정대로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경기가 추락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소상공인 자금 공급 중심 인뱅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가 상당히 커지고 있다는 걸 체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