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익범 특별검사팀(이하 특검)은 그간 항소심 심리 과정에서 김 지사의 불법적 관여가 명백히 드러났다며 재판부에 총 징역 6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고, 김 지사 측은 ‘드루킹의 거짓말’이라는 취지로 무죄를 주장하며 끝까지 팽팽한 공방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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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3일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함상훈) 심리로 열린 김 지사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김 지사에게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3년6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6월을 구형했다.
특검은 “1심의 사실인정은 적법하고 적절한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이를 비난하는 김 지사의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기각해달라”며 “공판 과정에서 심리를 이어온 결과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에 불법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명확히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 경선 승리, 경선 후에는 대선 승리, 대선 이후에는 지지 후보 및 소속당 정책 기조를 전방위로 옹호하는 방향으로 범죄 모두 일관된 목적을 갖고 이뤄졌다”며 “김 지사 측은 드루킹에, 드루킹에 의한, 드루킹을 위한 것이었을 뿐 김 지사와는 무관하다고 하지만, 사건 경위를 보면 과연 드루킹만의, 드루킹만을 위한 범행이었는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사법원칙, 즉 엄격한 증거에 입각해 합리적 의심없는 토대 위에서 재판을 해야 하며 조금이라도 의심이 있다면 무죄”라며 “거짓말을 일 삼은 무리들이 킹크랩 운영을 보고하거나 지시 받았다은 증거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그게 사실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드루킹 등은 김 지사에게 억하심정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재판에 유리하기 위해 허위 주장을 할 동기 역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최후진술에 나선 김 지사 역시 “‘드루킹’ 김동원은 자신의 필요에 의해 ‘킹크랩’을 만들어놓고, 이제 와 자신을 피해자로 만들고 저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우고 공범으로 만들어야 자기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검에 대한 의구심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실체적 진실이 목표인지 혹은 저나 고(故) 노회찬 의원처럼 관련이 있으면 무조건 유죄로 밝히는 게 목표인지, 특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결심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재판부는 오는 11월 6일 김 지사에 대한 선고를 진행키로 했다.
그간 항소심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왔다. 항소심 재판부는 당초 지난해 12월 24일 선고공판을 열 예정이었으나 두 차례에 걸쳐 연기한 끝에 변론을 재개했고, 이에 더해 올해 초 법원 정기인사로 재판부마저 변경되면서 김 지사의 ‘법원의 시간’은 더욱 더디게 진행된 터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대법원에 상고될 경우 김 지사가 2022년 5월까지인 임기 대부분을 채우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으며 이른바 사법부가 ‘봐주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김 지사는 드루킹과 공모해 2016년 1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포털사이트 기사 7만6000여개에 달린 댓글 118만8000여개에 총 8840만여회의 공감·비공감(추천·반대) 클릭신호를 보내 댓글순위 산정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또 자신이 경남지사로 출마하는 6·13지방선거를 도와주는 대가로 김씨의 측근 도모 변호사를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에 제안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