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회장 "지배구조 개편, SBS에 부정적 영향 없다"…방통위, 결정 미뤄

방통위, 윤 회장 불러 1시간40분간 의견청취
방통위원들 "SBS 공공성·미래수익 영향 안돼"
구체적 이행 계획서 제출 후 추가 심사키로
대구MBC 출자자 변경요청은 불허로 뜻모아
  • 등록 2020-05-19 오후 7:33:48

    수정 2020-05-19 오후 7:33:48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태영건설의 SBS 지배구조 변경 계획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 결정이 다음 회의로 연기됐다.

방통위는 19일 위원회회의를 열고 SBS미디어홀딩스의 최대주주 변경 사전승인건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다음 회의에 재상정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논의는 2시간 넘게 진행됐다. 방통위는 이날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 신경렬 SBS미디어홀딩스 사장, 박정훈 SBS 사장 등을 불러 1시간40분가량 의견청취를 했다.

의견청취 과정에서 방통위는 윤 회장을 상대로 △TY홀딩스 신설 목적 △SBS 경영에 미치는 영향 △공정거래법 위반상태 해소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

방통위원들은 이 과정에서 TY홀딩스 신설이 지상파 방송인 SBS의 공적책임·공정성·공공성을 훼손시키지 않아야 하고, SBS의 미래수익을 악화시키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윤 회장은 “방송의 소유와 경영 분리 원칙을 존중해왔고 앞으로도 지켜갈 것이다. SBS 공공성이나 재정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방통위는 윤 회장의 이 같은 답변에 의지를 구체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계획서를 제출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않고 심사위원회의 심사결과와 태영건설이 제출하는 계획서 등을 확인한 후 추후 안건을 재상정해 사전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태영건설은 건설부문과 투자부문으로 인적분할해 지주회사인 TY홀딩스를 설립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변경안을 공시하고 방통위에 이에 대해 사전승인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은 지난 4월 사전승인을 신청하며 “TY홀딩스 설립으로 방송, 환경, 레저, 물류 등 각 사업군에 대한 경영 전문성을 높이고 자율성에 기반한 책임 경영체제를 확립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는 “구성원을 불안케 하고 정상적인 방송 기능을 수행하는데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가능성이 농후한 TY홀딩스 체제 전환을 멈춰야 한다”며 방통위에 사전승인 불허를 강력 촉구했다.

방통위는 사전승인 신청을 받은 후, 방송·미디어·경제·법률 등 각 분야 전문가 9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위는 일부 조건 부과를 전제로 한 사전승인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이날 방통위원들은 ㈜마금이 신청한 대구MBC에 대한 출자자 변경승인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앞서 마금은 지난해 12월 대구MBC 주식 30% 이상을 취득한 후, 방송법에 따라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기 위한 변경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심사위원회는 마금에 대해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공익성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이고 사회적 신용이나 재정적 능력이 충분한지도 부정적”이라며 “주식취득 목적이나 취득 자금 출처도 불분명하다”며 불허 의견을 제시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김창룡 상임위원은 “심사위원 전원이 마금에 대해 방송 소유와 경영 분리의 원칙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사모펀드를 언급하는 등 자금출처도 불분명했다”며 “만장일치로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향후 심사위원회 운영결과를 반영해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 등 필요한 절차를 거친 이후 승인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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