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보인다] 새내기 직장인 재테크 어떻게 할까

  • 등록 2017-02-07 오후 6:55:50

    수정 2017-02-07 오후 7:02:04

[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17년전 입사한 직장 선배는 이렇게 말한다. 그땐 재테크를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고. 일단 시중은행 정기적금 금리가 10%대였다. 게다가 비과세 혜택을 주는 근로자우대적금이라는 최고의 재테크 상품도 있었다. 한달에 50만원 한도를 채워 근로자우대적금에 넣고, 50~70만원 정도를 세금우대가 되는 상품에 불입하면 5년만에 목돈을 만질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은행권에서 이자 많이 주는 예·적금 찾아봤자 2%대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근로자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 등 서민 대상 세제우대 상품이 있긴 하지만 근로자우대적금에 비하면 혜택이 약하다. 그래도 할 수 없다. 시간이 더 걸려도 꾸준히 모아서 종잣돈 만들어야 더 높은 수익률을 위해 굴릴 수 있다. 새내기 직장인의 재테크 출발선은 덜 쓰고 더 모으는 것이다.

◇특명 3000만원을 모아라

지난해 청년 실업률이 9.8%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새내기 직장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취준생’(취업준비생) 타이틀을 벗었다. 이제 부모님집에서 독립해 자취도 해보고, 해외 여행도 가고, 신형 스마트폰도 둘러보며 취업 성공의 달콤함을 느껴볼까 싶은데 재테크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이제 시작이에요”

윤준호 위드리치대표는 “3000만원으로 1억 만드는 일이 처음 3000만원 만들기보다 훨씬 쉽다”며 종잣돈 모으기를 추천했다. 윤 대표는 “주변을 둘러봐도 직장을 처음 다니며 종잣돈을 얼마나 빨리 모았느냐에 따라 노후가 달라졌다”며 “취업 후 3~5년 동안은 종잣돈 모으기 목표 하나로 재테크 전략을 짜고 그 이후에는 종잣돈을 바탕으로 투자 등 본격 재테크 전략을 실천해나가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종잣돈을 모으기 위한 윤 대표의 추천은 다름 아닌 ‘덜 쓰기’다. 입사 후 적어도 5년 동안은 부모님과 함께 살며 생활비를 줄이는 등 나가는 지출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연광희 신한은행 PWM잠실센터 팀장도 “학자금 대출 상환이나 생활비 등 지출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월급의 40~50%는 먼저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 팀장은 “지출 후 남는 금액을 저축해야겠다고 생각하면 사회 초년생의 적은 월급에 결국 남는 돈은 없다”며 ‘선(先) 저축 후(後) 지출’을 추천했다. 그는 “어느 정도 종잣돈이 모인다면 낮은 금리의 예·적금에서 벗어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찾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테크보단 세테크

장기화된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세테크는 어떠한 투자보다 쏠쏠하다. 특히 세제혜택이 있는 절세 상품들은 연말정산 때 환급도 받고 청약이나 연금 등의 목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강남스타PB센터 PB팀장을 역임한 한승우 KB국민은행 과장은 “이미 낸 세금을 돌려받는 개념이긴 하지만 소득공제 10%를 수익률로 생각해보면 요즘 같은 시기엔 찾을 수 없는 고수익 상품과 다름 없다”며 다양한 세테크 전략을 추천했다.

그가 새내기 직장인들에게 추천한 상품들은 청약저축, 연금저축 등이다. 주택 분양의 우선권을 얻을 수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은 소득공제 혜택이 최대 40%까지 가능하다. 주택 청약 당첨 시까지 월 2만원에서 50만원 이내에 자유롭게 저축이 가능해 내집 마련은 물론 소득공제용으로 새내기 직장인들의 필수 상품 중 하나다.

또다른 세테크 상품인 연금저축 상품은 매년 18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그 중 400만원 한도 내에서는 세액공제가 된다.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에서 취급하는 연금저축은 취급 기관에 따라 납입방법이나 수익률, 연금 지급기간 등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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