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정우택·이현재vs비박 나경원·김세연
친박계 후보인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위기에 빠진 새누리당과 사경을 헤매는 보수, 혼란에 빠진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며 “무엇보다 ‘당 화합’이 우선이다. 화합과 상생으로 반드시 통합을 이뤄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국정 수습과 함께 개헌정국을 이끌어 나가 대선에서 좌파정권의 집권을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비박계 주축 모임인 비상시국회의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갖고 나·김 의원은 경선 후보로 결정했다. 대변인격인 황영철 의원은 “비상시국회의에선 나·김 의원을 이번 경선 후보로 결정했다”며 “새누리당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국민의 목소리를 받들어 내는 그런 승리로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나 의원은 “당이 국민의 마음을 읽는 쪽으로 가야 한다”며 “당 정상화를 위한 변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당이나 국가에 잘못한 사람들이 뒤로 물러나지 않고 있다”며 “책임질 사람이 책임지고 변화를 만들라는 게 국민의 요구”라고 말했다.
관전포인트이자 이번 경선의 최대 승부처는 이른바 ‘샤이 비박표’(친박 또는 중도성향 의원 중 비박 지지표)에 있다. 현재로선 친박계가 수적우위(혁신과통합보수연합 친박모임 55명·비상시국회의 비박모임 47명·중도층 26명)를 점하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압도적으로 가결된 점을 감안, 이번 경선서 친박내 이탈표의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병국 의원은 수적우위를 내세워 친박 성향의 원내대표가 당선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친박모임은 어떻게 보면 폐족이나 마찬가지고 정계를 은퇴해야 할 분들이 있는 그 모임인데 다수의 의원들이 참여하고 싶겠느냐. 올바른 선택을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친박계에서 내세운 정 원내대표 후보도 그동안 거론된 후보(김정훈·이주영·홍문종·유기준 의원 등) 중 계파색이 가장 옅은 인물로 꼽힌다.
“친박 원내대표되면 비박 원내대표단 꾸릴 것”
이번 경선이 분당(分黨)의 분수령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비박계 의원들은 일축했다. 정병국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탈당이 아닌) 친박 모임에 있는 사람들을 뺀 나머지가 중심이 돼서 저희 나름대로 원내대표단을 구성해 야당과 함께 정국을 이끌어 가는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볼 것”이라고 했다. 황영철 의원도 “지금은 탈당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앞서 김무성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까지 친박계가 장악하면 결단을 내리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총선 참패로 ‘친박책임론’이 들끓었던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 선거에선 범친박 후보였던 정진석 의원이 69표를 얻어 비박 후보인 나경원 의원(43표)을 26표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