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사진'·'LP' 레트로 열풍..다시 돌아온 아날로그 감성시대(종합)

  • 등록 2017-10-17 오후 6:26:30

    수정 2017-10-17 오후 6:26:30

즉석사진기로 출력된 사진 [사진 제공=포토마통 홈페이지]
[이데일리 e뉴스 조유송 인턴기자] 쉽고 빠른 디지털시대에 염증을 느낀 것일까. 그간 잊혀졌던 아날로그 감성을 젊은이들이 다시 찾고 있어 주목된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즉석 사진’. 1990년대 스티커 사진이 유행한 지 20년 만에 다시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은 뒤 바로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등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는 시대다. 스마트폰, DSLR(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 등 디지털 기기의 보급으로, 사진의 인화·현상 과정은 생략된 지 오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즉석 사진’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에게 즉석 사진은 시각적 체험만이 아닌, 또 다른 경험을 주기 때문이다. 사진을 디지털 기기 화면으로 접하던 디지털 세대에게 출력 과정을 거친 즉석 사진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촉감’이라는 아날로그 감성을 체험케 하기도 한다. 아날로그 감성이 젊은이들에게 즉석 사진을 찾게 하는 배경이다.

즉석사진은 컬러와 흑백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데, 흑백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흑백사진이 아날로그 감성을 배가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사진업계에 따르면 흑백은 옷의 색이나 화장 등에 구애받지 않고 본연의 모습을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빛과 그림자만으로 찍기 때문에 중요한 포인트만을 집어내 피사체에 집중할 수 있다.

즉석사진은 촬영부터 출력까지 3분으로 간단하다. 요금은 3000~4000원. 디지털 세대에 맞춰 신용카드뿐만 아니라 교통카드로도 결제할 수 있다. 얼굴을 고칠 수 있는 ‘보정’ 기능은 없지만, 자연스러움에서 젊은이들은 그동안 느낄 수 없었던 신선한 체험을 한다. 홍대·신촌·건대입구 등 젊은이들이 모이는 번화가를 중심으로 서울시에만 이미 400개가 넘는 부스가 있다.

이 같은 아날로그 감성을 품은 레트로 열풍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레트로는 옛날 상태로 돌아가거나 과거의 체제, 전통을 그리워해 본뜨려 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최근 전 세계 많은 국가의 트렌드 중심에 레트로 열풍이 일고 있다. 온라인 서점의 대명사 격인 아마존은 미국 시애틀과 뉴욕에 오프라인 서점을 열었다. 영국에선 전자책 판매 하락(-17%)에 견줘 종이책 판매량이 7% 상승했다.

LP(Long Playing Record) 열풍도 마찬가지다. LP는 1948년 세상에 나온 이래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명을 이어오고 있다. 1982년 콤팩트디스크(CD)의 등장에 타격을 입었으나 사라지지 않았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잡티 없는 CD 음질보다 턴테이블 바늘과 LP판이 내는 잡음 속에서 추억을 끄집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LP의 상승세는 음반 시장이 활발한 영미 지역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닐슨 사운드스캔에 따르면 미국 LP판 판매량은 2010년 280장에서 2015년 1200장까지 늘어났다. 과거 명반들이 LP로 재발매 되거나, 인기 팝스타들이 한정판으로 LP를 발매하자 자연스럽게 소비가 따른 것이다. 한국도 김광석, 조용필 등 LP 시대의 가수들이 한정판으로 LP를 발매해왔고 야이유 등 젊은 가수들도 LP를 발매한다.

이처럼 효율적이지 못 한 아날로그가 각광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6월 번역 출간된 데이비드 색스의 ‘아날로그의 반격’에서 저자는 계량화될 수 없는 ‘즐거움’을 첫 이유로 꼽았다. 신문을 들고 브런치를 즐길 때의 여유, 책장을 넘길 때 손에서 느껴지는 종이의 질감, 턴테이블의 바늘이 레코드판에 내려가 닿으면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순간의 느낌. 이런 오감으로 접하는 신체적 경험은 스마트폰 화면에서는 접할 수 없는 경험이라는 것이다. 디지털이 아날로그 인간의 오감을 만족시켜주지 못 하는 한 아날로그 감성을 향한 레트로 열풍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LP 음반이 턴테이블 위에서 돌고 있다 [사진=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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