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세돌은 구글 인공지능과 ‘중국 규칙’으로 대국할까(일문일답)

  • 등록 2016-02-22 오후 7:33:10

    수정 2016-02-23 오전 3:11:13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세계 바둑 랭킹 1위인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가 3월 9일부터 포시즌 호텔 서울에서 다섯 차례 세기의 대결을 벌인다.

한국기원과 구글코리아, 구글자회사인 딥마인드는 22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대국장에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프레스 브리핑’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박치문 한국기원 부총재와 이세돌 9단이 참석했으며,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영국 런던 현지 딥마인드 사무실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참여했다.

이번 대국은 백을 잡는 기사에게 덤 7.5집을 주는 ‘중국 바둑규칙’으로 진행된다. 두 기사가 제한 시간 2시간을 각각 갖게 되며,2시간을 모두 사용한 뒤에는 1분 초읽기 3회씩이 주어져 각 대국 시간은 4~5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의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와의 대국 소감을 밝히는 이세돌 9단.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등장한 그는 시간이 지나자 안정을 찾은 듯 미디어 브리핑이 진행되는 와중에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았다. 구글코리아 제공
◇다음은 이세돌 9단, 하사비스 CEO 등과의 일문일답.

-구글에서 답해 주시죠. 한국에서 대결하는데 왜 중국 규칙으로 하나요. 초읽기 룰은 어떻게 결정됐나요.

▲규칙과 관련해서는 알파고 프로그램이 지난 18개월 간 개발과 훈련을 거듭해온 규칙이 중국쪽 규칙이었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한국 규칙으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봤죠. 시간 제한과 관련해서도 저희 쪽과 이세돌 9단측과 합의해서 결정된 것입니다.(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인공지능과의 대국은 사람과 다른데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뭐 준비라는 건 좀 어렵습니다. 컨디션을 좀 끌어 올리는 중이고요. 10월 (판후이 유럽 바둑챔피언과 알파고와의) 대국은 승부를 논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이후 4개월 쯤 지나 업그레이드 됐겠지만 그정도는 시간적인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1,2년 후에는 정말 알 수 없는 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인간과의 대국이 아니어서 그런 점은 어렵습니다. 저도 평상시는 할 수 없었지만 1, 2시간 정도는 컴퓨터와 대국을 가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이세돌 9단)

--알파고를 프로로 치면 몇 단이나 되나요.

▲알파고의 대국을 5판 보고, 몇 판을 더 봤습니다. 이에 맞춰 가상으로 훈련하고 있습니다. 지금 알파고의 기력을 봤을 때는 선 정도에서 왔다갔다 하지 않을까 그렇게 예상하고 있습니다.(이세돌 9단)

-3월 9일 대국에는 대용량 서버가 필요할텐데. 심판과 알파고의 대역은 누구인가.

▲대국 기간 동안 구글의 클라우드 상에서 돌립니다. 서버 위치는 미국 중서부 지역이나, 빠른 속도의 커넥션을 호텔 쪽과 연결해 쓰죠. 서울에서 실질적으로 자리에 함께하실 분은 일단 모니터 상으로 알파고가 두는 수가 나타나게 됩니다. 또 아저 황이라는 분이 참여합니다. 그는 알파고 리드 프로그램 개발자이고, 아마추어 바둑선수 6단 입니다. 저희가 이세돌 9단을 타깃으로 준비한 이유는 워낙 역사적인 대국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이미 오랫동안 최고임이 인정된 이세돌 9단을 정하게 됐습니다.(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 마인드 CEO)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영국 런던 사무실에서 화상회의로 한국기원 대국장과 연결해 대국 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 구글코리아 제공
-알파고에 약점이 있는가. 훈련하면서 오류가 나는 부분이나, 어떤 국면에서 속도가 늦어지는 일 등이 있는가.

▲몇가지 내용이 있기는 있지만, 대국 전인 이 시점에서 미리 말씀드리기는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대국 이후 말씀드릴 때 소개해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한가지 첨언하자면, 바로 이런 이유때문이라도 이세돌 9단과 챌린지를 하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저희가 주도한 도전은 성공적이었고, 이젠 알파고 퍼포먼스가 높아졌죠. 스스로에 대해서 더 이겨나가는 것은 더이상 의미가 없을 것 같아 가장 최고급 고수와 대결하고 싶었습니다.(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알파고의 학습능력,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이 뭔가. 핵심기술을 쉽게 설명해 달라.

▲바둑은 워낙 경우의 수가 많기 때문에 무조건 무작위 형태의 대입 방식으로는 계속 대입해서 승리하기 어렵습니다. 전 세계에 가장 큰 슈퍼컴퓨터가 있다고 하더라도 바둑의 경우는 돌을 놓는 경우의 수가 워낙 많아서 그것으론 충분치 않죠. 그래서 바둑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무한으로 펼쳐본다고 했을 때 알파고는 2개의 신경계를 활용해서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줄여나가는 것입니다.

첫번째 신경계인 폴리시 네트워크로 어떻게 두는 것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지 제안합니다. 그리되면 삼색트리가 무한대가 아니라 좀 추려지는 것이고요. 두번째 신경계인 밸류 네트워크에서는 흑, 백 양쪽의 얼만큼 좋은 수가 되는지 이야기하게 됩니다. 전체적인 탐색의 깊이를 줄여나가는 것이죠.

일례로 비교하면 체스 쪽에서 IBM 딥블루가 인간(세계 체스 랭킹 1위인 러시아의 카스파로프)에게 이겼을 때에는 한 번 결정할 때마다 2억 개의 경우의 수를 봤죠. 하지만 알파고는 한 수를 두기 전에 10만 개 정도만 평가하게 돼 있습니다. 사실 10만 개라고 하면 사람이 두는 것이 1천 개 미만으로 봤을때, 컴퓨터로 따지면 훨씬 더 많이 추려진 것이죠. 컴퓨터가 프로세싱되는 시간에 두 개의 신경계를 콜링해 활용할 수 있어 그렇게 된 것입니다.(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구글 측이 알파고와의 대국을 어떻게 설득했나요. 두렵지는 않았습니까.

▲솔직히 정말 (알파고가) 궁금했습니다. 대국을 결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습니다. 5분 정도 걸려 (구글 측에)설득할 기회를 주지 못했습니다.(이세돌 9단)

-대국 환경이 중요한데요, 이 9단은 신경쓰이지 않았나요.

▲이번 대국은 좀 자신 있어 대국 환경 등은 신경 쓰지 않았지만, 정말 이것이 제대로 된 승부라고 다가온다면 신경써야 겠죠.(이세돌 9단)

▲포시즌 서울 호텔은 최고급 호텔입니다. 햇볕이 잘 들게 하고 정말 조용한 가운데 대국을 펼쳐 인간과의 대국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애쓸 생각입니다.(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 관련기사 ◀
☞ 이세돌 9단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 5분도 안 돼 결정..자신있다"
☞ 이세돌 9단-구글 인공지능, 중국 바둑규칙으로 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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