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크북’ 제작사 반지하게임즈 이유원 대표가 오늘(1일) ‘AI콘텐츠 페스티벌’ 창작 워크숍 연사로 나서 게임 개발기와 AI(인공지능) 활용법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민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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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당신의 언니는 아이돌을 모함했다는 누명을 쓰고 무차별한 악플 공격을 받다 자살했다. 당신은 소셜미디어(SNS)상에서 언니를 모함한 범인을 찾으려고 한다.’
가상의 소셜미디어 ‘페이크북’에서 사건을 파헤치는 추리 게임 ‘페이크북’ 스토리다. 오는 11일 출시 예정인 게임 ‘페이크북’ 제작사 반지하게임즈의 이유원 대표는 1일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AI콘텐츠 페스티벌’ 창작 워크숍을 통해 게임 개발기와 AI(인공지능) 활용법을 소개했다. ‘AI콘텐츠 페스티벌 2024’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AI로 만나는 새로운 콘텐츠 세상’을 주제로 첫선을 보인 행사다.
| ‘페이크북’ 게임 화면 (사진=반지하게임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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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원 대표는 게임을 제작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점으로 ‘정보의 양’을 손꼽았다. 그는 “소셜미디어 환경을 현실감 있게 구현하기 위해 2000여 개 계정이 등장하는데 프로필 사진, 게시물을 직접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며 “프로필 사진을 채우려 친구들 사진을 빌리다 변태로 몰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던 개발 프로젝트가 AI 기술을 도입하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프로필 사진 모으는 것부터 게시물, 광고까지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줬다”며 “페이크북은 AI가 없었으면 세상에 나오기 어려운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 ‘페이크북’ 게임 소개 영상 캡처 (사진=반지하게임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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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은 콘텐츠 제작 외에 게임 개발의 다양한 과정으로 쓰임새를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많은 분이 게임 텍스트 번역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것을 모른다”며 “과거 콘텐츠진흥원에서 번역비 1억원을 지원받았지만, 나머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해외 출시를 포기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인디 게임은 이용자가 적어 해외 진출을 통해 사용자 데이터를 폭넓게 확보하는 게 중요한데 번역 비용 때문에 글로벌 진출이 좌절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번역을 사용한 후 1억원 가까이 들던 번역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며 “최근 번역 업체도 AI 기술을 활용해 비용을 낮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게임 업계에서 AI 활용이 터부시되는 경향에 대해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요즘 낮은 퀄리티의 AI 게임이 많이 출시되면서 이미지가 안 좋아졌다”며 “게임 개발에 필요한 AI 활용 정보도 겨우 찾을 수 있을 정도로 AI 기술 활용을 떳떳하지 못하고 부끄러운 일처럼 여기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AI가 인디게임 업계의 성장을 이끄는 유용한 도구가 되려면 먼저 확실한 AI 저작권법 규정 등 활성화를 위한 법적 제도 환경부터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