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채 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은 40시간의 준법운전 강의 수강과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지만, 항소심은 준법운전 강의 명령만 유지하고 사회봉사는 명령하지 않았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 운전자가 다쳤다는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1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치상 혐의를 무죄로 뒤집었다.
이날 재판부는 “피해자가 특별히 아픈 곳이 없는데도 ‘허리가 뻐근하다’며 한의사로부터 2주 동안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서를 발급받아 자료로 제출했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해자가 이 사고로 상해를 입었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선 “과거 3차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이력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숙취 운전’으로 혈중알코올농도가 아주 높지 않았던 점을 참작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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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3차례나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처벌을 받았음에도 또 같은 죄를 저지른 채 씨에게 1심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하자, 온라인상에선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상 참작의 이유 가운데 하나인 숙취 운전도 처음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채 씨는 2012년과 2015년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는 등 세 차례 음주운전 처벌 전력이 있다.
더군다나 채 씨에게는 이른바 ‘제2 윤창호법’ 적용도 불가능했다.
2차례 이상 음주운전을 하면 2년 이상 징역이나 1000만 원 이상 벌금에 처하도록 처벌을 강화했으나, 법 시행일은 2019년 6월이었고 채 씨는 같은 해 3월 음주운전을 해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채 씨는 또 3월 음주운전 당일에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사진을 올려, 법원의 판단대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지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
그러자 채 씨는 SNS 계정의 모든 게시물을 삭제한 뒤 “사고 전날 지인과 간단히 술을 마셨다. 그리고 9시도 안 돼서 잠을 잤고 새벽 4시에서 5시 사이 정도면 저의 짧은 판단으로 술이 깼다고 생각해서 운전대를 잡은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