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현지 전문가의 전망 "글로벌 증시 상승 지속…반도체株가 주도"

佛 CPR운용 "이머징 중심성장…반도체 유효"
IFM인베 "美, 11월 대선변수…경제성장률 1.75%"
한화운용 "中, 소득늘려 소비진작…고령화 헬스케어 주목"
  • 등록 2020-01-22 오후 7:28:01

    수정 2020-01-23 오전 8:57:10

[이데일리 전재욱 김윤지 기자] 미·중 1단계 무역협상 서명 이후 불확실성 완화로 연초 글로벌 증시가 상승 기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우한 폐렴 확산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하면서 당장 설 연휴 이후 각국 증시가 어디로 갈지 안갯속이다. 따라서 투자전략을 수정해야할지 고민도 깊다. 이데일리는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미국과 중국, 그리고 전체 글로벌 시장 전망을 현지 전문가 3명으로부터 각각 들어봤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글로벌 증시 안도랠리…통화정책 완화 견인


웨슬리 르보(Wesley Lebeau) CPR자산운용 글로벌 테마주식 매니저는 “올해 세계 경제는 특히 이머징 시장 중심으로 성장하고, 서비스업 중심의 회복세가 미국 경기를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PR자산운용은 프랑스에 기반을 둔 세계 유수의 자산운용사 아문디자산운용의 자회사다. 르보 매니저는 현재 NH아문디자산운용의 `NH아문디 글로벌혁신기업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르보 매니저는 “지난 4분기 이후 세계 경기는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 시장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상에 서명하고 주식 시장은 안도랠리를 보이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라며 “올해는 상승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그는 “미국은 작년 세 번이나 금리를 내려 추가 행동을 취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유로존은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있어 당분간 기존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일본 금리는 상황에 따라 0.1% 포인트 정도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종은 반도체를 유망하게 봤다. 르보 매니저는 “5G 기술은 대표적인 혁신 테마로 반도체 및 네트워크 섹터 성장의 주요 동인”이라며 “스마트폰의 새로운 교체 사이클 역시 반도체 업종을 밀어올릴 요인”이라고 꼽았다. 전망의 변수로는 미중 무역전쟁을 꼽았다. 르보 매니저는 “양국 무역협상이 여러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며 “보호무역의 강화와 교역악화 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美, 대선 다가올수록 불확실성 커져”

미국 시장은 11월 예정된 대통령 선거와 그때까지 진행할 중국과 무역협상이 변수다. 알렉스 조이너 IFM인베스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대선이 다가올수록 불확실성이 고조될 수 있다”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경제 성장을 제한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어 장기간에 걸쳐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1.75%를 다소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연방준비제도가 제시한 올해 경제 성장률 2%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을 좌지우지한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적으로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1단계 무역합의는 미국이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일부 완화하는 조건으로 한 미국산 제품의 수출 확대가 골자다. 양국 갈등의 본질인 지적 재산권(IP) 보호 등은 2단계 합의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이너 수석은 “미중 무역협상이 마무리돼도 양국의 갈등은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면서 “무역 갈등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해소돼도 선진국 경제가 그에 따른 혜택을 얻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률을 높이려는 통화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연준이 연내 추가로 25~50bp(1bp=0.01%)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이너 수석은 “미국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소비이며, 고용 시장의 행방이 중요하다”면서 “노동 시장의 취약성에 대한 대응책으로 통화 정책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정정책 차원에서의 경기 부양책 가능성은 낮게 봤다. 미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 간 이견이 좁혀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중국, ‘수출국→소비국’…소비재 각광

올해 중국 경제는 ‘수출에서 소비로’ 체질 전환을 시도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투자 기회를 노릴 만하다는 전망이다. 가오정지(高正姬) 한화자산운용 중국주식 팀장은 “올해 중국 경제는 소비와 첨단산업 투자 영역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올해를 소강사회(小康社會) 원년으로 삼은 것을 그는 주목했다. 소강사회는 보통사람도 부유하게 사는 세상을 지향하는 중국 정부 정책의 목표다. 가오 팀장은 “중국 정부는 한국의 소득공제 제도와 유사한 제도를 시행해 세금을 낮추고 이로써 소득을 늘리려는 구상을 하고 있다”며 “이로써 소비시장이 형성되면 기술력있는 기업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으로 △소비재 △정보통신(IT) △헬스케어 △산업재 등을 유망하게 봤다. 특히 가오 팀장은 “5년 뒤면 중국인 4명 중 1명은 60세 이상이 되는 고령화가 진행 중이라 정부도 관련 예산을 증액하는 하고 있다”며 “헬스케어 업종은 고령화 시대 트랜드로 자리잡아 증시에서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과 건설 등에 대해 “업종 안에서 공급이 초과하는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며 덜 유망하게 꼽았다.

중국 증시는 우호적인 수급 환경을 기대했다. 그는 “중국 증시 밸류에이션은 과거 5년 평균과 유사한 수준인 반면에 여타 주요국 증시 밸류에이션은 고점 논란이 존재한다”며 “중국 시장의 대외개방과 자본시장 개혁, 글로벌 주요지수의 A주 편입비중 상향 등은 우호적”이라고 했다.

중국 통화 정책은 완화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그는 “작년 12월 경제공작회의에서 올해 경제목표를 안정화로 정했고, 이달부터 지급준비율을 내려 조기에 유동성을 공급했다”며 “중국 정부 통화 정책이 완화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조짐”이라고 했다. 다만 미국과 무역협상은 여전히 변수다. 가오 매니저는 “무역협상은 2, 3단계로 갈수록 쟁점이 복잡해져서 지금보다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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