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겪고도…국민안전처 뭐하나"(종합)

국회 메르스대책 특위
  • 등록 2015-06-11 오후 5:16:14

    수정 2015-06-11 오후 6:09:57

[이데일리 문영재 선상원 기자] 국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책특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11일 정부의 부실한 초동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여전히 우왕좌왕하고 있는 국민안전처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메르스 특위는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보건복지부와 국민안전처, 교육부, 행정자치부, 문화체육관광부, 삼성서울병원을 상대로 현안보고를 청취한 뒤 초동대응 실패로 메르스 사태가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 ‘우려가 현실로’…국가위기 상황에 구멍 뚫린 국민안전처

이날 메르스 특위에서는 현장 대응에 구멍이 뚫린 국민안전처가 도마에 올랐다. 특위 위원들은 국민안전처가 출범할 때부터 재난대응 비전문가인 장관 임명으로 우려를 낳더니 결국 이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명원 새누리당 의원은 “세월호 참사를 겪고 국민안전처가 생겼지만, 구급장비나 인력 확보에 대해 (정부가) 움직인 게 없다”며 “음압시설이 부족한 것으로 국민에게 알려졌는데, 국민이 충분히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춘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메르스 사태와 같은 위기 상황에 따른 국민안전처의 역할을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긴급상황에서) 재원 지원이나 부처별 역할 분담 등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도록 국민안전처가 이미 시스템이 정립돼 있어야 했다”며 “지금 제대로 교통정리가 안 돼 있다”고 꼬집었다.

보건복지부에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있고, 국민안전처에 범정부 메르스대책 지원본부가 있으며 청와대에도 메르스 관련 긴급대책반이 구성돼 있지만, 유기적인 협조체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발언이다.

실제로 중앙정부에 복수의 대책반이 구성됐지만, 일선 현장의 보건소와는 원활하게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감염의심환자의 검사 채취가 지연되는가 하면 검사 자체가 거부되고 역학조사 결과가 환자의 관할보건소에는 통보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정부의 초동 대처 부실…禍 키웠다”

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또 정부의 초동 대처 부실이 화(禍)를 키웠다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특위 위원장인 신상진 새누리당 의원은 “1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을 질병관리본부에 보고했는데, 본부는 그 환자에 대해 빠르게 대처를 안 해 결국 14번 환자가 생겼고 문제가 커졌다”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명원 의원은 “(메르스) 사태 초기부터 전문 인력 부족에 대한 여러 얘기가 나왔다”며 “지난해 응급의료 분야 인력이 부족한 것을 알았는데, 그동안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실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역학조사관이 총 14명 있는데, 이중 공중보건의가 12명이다. 의사이기는 하지만 한시적으로 근무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전문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17개 광역시도에 배치돼 있는 역학조사관은 더 형편없다. 메르스 발원지인 경기도감염병관리본부에 있는 역학조사관이라고 해봤자 3명이 전부다. 또 일선 시군 보건소 인력 중 감염병을 담당하는 인원도 1명에 지나지 않는다.

◇ “삼성서울병원은 치외법권 지대”

특위 야당 간사인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평택성모병원의 경우 병원 측은 메르스 전담병원으로 지정해주고 병원을 통제해달라고 얘기했는데, 오히려 정부가 입원환자 510명을 퇴원시키면서 구멍이 뚫려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보건복지부가 병원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김상희 의원은 “정부의 총제적 무능과 부실이 문제”라며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는 삼성서울병원에 대해 치외법권 지대처럼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전체 환자 122명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환자가 55명인데 이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외래 환자 1명이 또 확진자가 됐는데, 걱정스러운 사태에 와 있다”고 우려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삼성서울병원의 응급실 폐쇄뿐 아니라 병원 전체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특위에서는 메르스의 공기 전염 가능성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영환 새정치연합 의원은 “(메르스 바이러스가) 창문을 통해 병원 복도나 밖으로 전파될 가능성이 (자체) 역학조사에서 나왔다. 그렇다면 공기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그런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사를 했고, 분석 중”이라면서도 “그러나 아직 공기 감염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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