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이날 1년만기 공모 회사채 15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기관투자자가 한 곳도 응하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지난 2월과 4월 2년만기 회사채를 총 4000억원 규모로 발행했지만 3810억원이 미매각되기도 했다. 올들어 진행한 수요예측 미매각률만 96.6%에 이른다. 미매각 물량은 공동대표주관사인 유안타 키움 현대 동부 한국투자증권이 떠안아 판매할 예정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청약일까지는 기다려보겠지만 전액 미매각이라 수요가 없을 것 같다”며 “리테일로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상반기에도 대부분 리테일로 소화했다”며 “대한항공이 브랜드네임이 있는 회사다보니 판매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크레딧시장 관계자는 “한진해운 문제가 끝나지 않은데다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1000% 밑으로 떨어뜨려야한다”며 “연말에 한진해운 관련 손실 4000억원을 상각할 경우 부채비율이 올라갈텐데 이를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채 발행보다 신종자본증권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비율을 맞춰야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근 국내 회사채 스프레드가 커진 점도 대한항공 회사채 발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회사채 스프레드란 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이다. 크레딧시장 관계자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크레딧 시장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저조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