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냄새` 사라진 증시…MMF 몸집만 커진다(종합)

  • 등록 2015-11-12 오후 5:15:12

    수정 2015-11-13 오후 3:00:29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미국 기준금리 인상 공포가 턱밑까지 파고 들자 국내 주식시장이 방향성을 잃고 있다. 투자자들도 갈팡질팡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다소 살아나는 듯 보였던 주식시장은 이달 들어 다시 주저앉으면서 다시 한번 투자자금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이렇다보니 증시를 빠져나온 자금이 단기투자처인 머니마켓펀드(MMF)에 몰리는 모습이다.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4조8007억2900만원으로 전월 기록했던 5조3108억2000만원보다 약 9.6% 감소했다. 이는 코스피지수가 한창 1950선에서 맴돌던 지난 9월 일 평균 거래대금인 4조9353억8700만원보다도 줄어든 수치다.

이처럼 거래대금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부진한 코스피시장 탓이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는 1.77% 하락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 마디지수인 2000선이 깨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됐다.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중국 경제지표 부진이 지속되면서 향후 증시 전망에 먹구름이 잔뜩 낀 때문이다.

초저금리 시대에 은행권 예금의 매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주식시장까지 이처럼 휘청거리자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시중자금은 단기 투자처인 MMF로 몰리고 있다. 최근 증시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확실해지는 연말까지 주춤할 것이라는 신중론이 확산되면서 자금운용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MMF 순자산은 전월말대비 2조6000억원 증가한 104조7000원을 기록했다. 투자처 부재로 법인자금이 2조9000억원이나 유입됐다.

MMF는 올들어 저금리로 인해 갈 곳을 잃은 단기자금이 몰리며 몸집을 불렸다. MMF 순자산은 올해 초 95조7000억원에 불과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몸집을 불리면서 지난 7월과 8월에는 120조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MMF는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해 일시적으로 자금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투자자들이 자금을 유출할 수 있다. 따라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할 때 단기적으로 자금을 모아두는 부동자금 집합소 성격이 강하다.

다만 지난 9월에는 MMF에서 10조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이 이탈하기도 했다. 올해 3분기 대규모 부실로 시장에 충격을 준 대우조선해양(042660)을 중심으로 실적 악화 우려가 확산됐고 기업어음(CP) 시장이 침체하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기업들이 앞다퉈 현금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MMF는 CP와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기업에 문제가 생기면 손실을 떠안아야하는 위험이 있다. 하지만 기업 실적에 대한 여전한 우려 속에서도 지난달 MMF로의 자금 유입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현재 시장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반증인 셈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MMF 등 단기성 자금 형태의 부동자금이 증가한다는 것은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고 그 만큼 위험성도 높아지면서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어졌기 때문”이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디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에서 정책적인 대응이 구체적으로 나오는 시점이 돼야 이 부동자금도 다시 수익을 노리고 증시쪽으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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