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女동창 ‘식물인간’ 만든 20대…검찰 "사실상 사망" 징역 17년 구형

상습특수 중상해 적용해 구형량 상향
A측 변호인 "테이블이 우연히 거기 있었던 것"
  • 등록 2024-11-20 오후 7:09:43

    수정 2024-11-20 오후 7:09:43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피해자는 현재 식물인간으로 회복 가능성이 극히 희박해 남은 수명이 3∼5년으로 예상된다”며 “피해자가 사실상 사망에 준하는 상태에 있는 만큼, 피고인의 범행 결과는 매우 중하다”

중학교 동창생을 폭행해 식물인간 상태에 이르게 한 혐의로 항소심 법정에 선 20대에게 검찰이 1심 때보다 무거운 형을 구형했다.

중학교 동창생에게 폭행 당해 식물인간 상태에 이르게 된 피해자.(사진=온라인)
20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양진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20)씨의 상습특수 중상해 혐의 항소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1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8년을 구형한 바 있다. 하지만 1심 재판부가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고,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면서 항소했다.

이에 검사는 지난 6일 진행된 속행 재판에서 A씨에 대한 혐의를 ‘중상해’에서 ‘상습 특수중상해’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상습과 특수죄까지 양형에 반영되면 더 무거운 형이 내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검사는 “피해자와 피해자 부모의 정신·육체·경제적 고통은 영원할 수밖에 없는데도 피고인은 피해자 측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이러한 사정을 참작해 피고인에게 더 무거운 형을 내려달라”고 부연했다.

반면 A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기재된 양형 가중 사유인 범행의 상습·특수성을 적극적으로 부인하며 선처를 구했다.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2018년 상해죄를 저질렀으나 이후 범행은 모두 단순한 폭행이었다”며 “이들 폭행 또한 주변에서 바라거나 상대방에 의해 유발된 것인데 이를 상습적이라고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적으로 ‘특수’라는 개념도 움직일 수 있는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범행했을 때 성립하는데, 이 사건은 (피해자가 부딪힌) 테이블이 그곳에 우연히 있었던 것이지 피고인이 그것을 움직였다거나 휴대·소지해 가격한 게 아니다”라고 변론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제가 수감 중이라 피해자에 대한 피해 복구를 못 하고 있지만, 사회에 나가게 되면 꼭 회복을 돕고 싶다”며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A씨는 지난해 2월 6일 친구들과의 여행 도중 부산시의 한 숙박업소에서 중학교 동창인 B씨를 폭행하고 테이블 쪽으로 내던져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에게 폭행당한 B씨는 바닥에 쓰러지면서 탁자에 경추를 부딪혀 크게 다쳤고, ‘외상성 경추 두부성 뇌출혈’ 진단을 받아 식물인간 상태로 병상에 누워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8일 열린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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