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진제 '전 구간' 요금 내린다..月 3만원 이상↓(종합)

주형환 "인하하되 요금 느는 구간 없어"
'3단계-3배 내외' 개편안, 내달 시행
교육용도 20% 인하, 산업용 현행유지
野 "원가연동제 도입, 산업용 경부하 요금 올려야"
  • 등록 2016-11-21 오후 5:13:24

    수정 2016-11-21 오후 5:13:24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정부가 누진제를 대폭 완화, 전 구간 주택용 전기요금을 사실상 인하하기로 했다. ‘요금 폭탄’ 문제는 사라질 전망이지만 산업용 인상 여부 등은 국회·공청회 논의 과정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에 현행 누진제를 ‘3단계, 3배수 (내외) 범위’로 개편하는 3개 방안을 소개할 예정”이라며 “요금이 늘어나 손해 보는 구간이 없도록 설계해 내달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1일부터 소급 적용되는 누진제 개편안은 주택용 전 가구(2200만 세대)에 적용된다. 올해 여름철 인하 수준(최대 월 3만원대), 2012년 국회 검토보고서(최대 월 4만4804원) 등을 고려하면 최대 월 3만원 이상 할인이 가능할 전망이다.

산업부 인가를 받는 한전(015760)의 ‘전기공급 약관’에 따르면 현행 주택용 전기요금은 사용량에 따라 1단계부터 6단계까지 요금이 증가하고 최저·최고 요금이 11.7배(한전 추산 누진율) 차이가 난다. 무더위로 ‘요금 폭탄’을 맞는 가구가 잇따르자 산업부는 당정 전기요금 TF(태스크포스) 등을 통해 지난 8월부터 개편안을 검토해왔다.

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필수 소요량’ 기준 1단계, ‘평균 사용량’ 기준 2단계, 나머지를 3단계로 구분하기로 했다. 또 한전의 재정부담을 늘려 누진제를 완화하더라도 1단계 등 일부 구간의 요금을 인상하지 않을 예정이다. 주 장관은 “취약계층에 대한 요금 지원을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혀, 독거노인·기초생활수급자 등 1·2단계 가구도 인하 효과를 얻을 전망이다. 누진 구간 폭, 누진율 등 구체적인 내용은 28일 공청회 등을 거쳐 확정된다.

‘찜통교실’ 논란을 빚던 교육용 전기요금 개편도 동시에 추진된다. 주 장관은 “(현행 연중 피크제를) 매월 피크제로 바꿔 기본요금 체계를 개편하겠다”며 “이 결과 평균 20% 요금 부담이 줄어들고 동·하계는 더 요금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정부는 2000만 가구에 AMI(전자식 스마트 계량기)를 도입하는 시기를 2020년까지로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기기로 했다. AMI가 도입되면 검침원이 필요 없고 실시간으로 전기요금을 확인할 수 있다. 주 장관은 “산업용은 원가 이상으로 받고 있다”며 개편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누진제 완화 비용을 비롯한 AMI 설치비(1조5000억원) 등 소요 예산 수조원은 한전이 모두 부담할 예정이다. 한전의 올해 3분기 매출액(연결기준, 7~9월)은 15조9435억원, 영업이익은 4조424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요금 할인(7~9월)에도 올해 주택용 판매수입(1~9월)은 6조4340억원에 달했다. 특히 8월 주택용 전기료가 1조1457억원으로 작년 8월보다 29.35% 늘었다.

앞으로 국회 등에서는 산업용 인상 여부, 원가연동제 도입 여부, 전력산업기반기금(징수율 3.7%) 인하 여부 등이 논란이 될 전망이다. 국회 산자위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저유가 요인이 반영되지 않아 과도하게 한전의 이익을 남기는 요금체계를 확 바꾸려면 원가연동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대선을 고려한 이번 조치로 누진제 폭탄은 사실상 사라질 것”이라면서도 “가난하지 않은 1·2인 가구가 원가 이하로 쓰는 문제, 요금이 저렴해 사용량이 몰리는 산업용 경부하 시간(오후11시~오전9시) 요금을 올리는 과제가 남았다”고 지적했다.

(출처=산업통상자원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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