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성년후견인 결론 6개월 예상…또 법정으로 온 ‘롯데 형제다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롯데그룹 신동주·동빈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법정으로 온다. 경영권분쟁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신격호(94)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법원의 판단이 받게 된다.

만약 신 총괄회장에게 성년후견인이 필요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 “아버지가 나를 후계자로 지정했다”고 주장해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지위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10남매 중 8번째) 신정숙(78) 씨는 이날 오후 변호사를 통해 서울가정법원에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했다. 성년후견인이란 질병·장애·노령 등을 이유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 법원이 법적 후견인을 정해 재산관리 등을 도와주는 제도다.

신청서에서 신정숙 씨는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스 하츠코(重光初子) 여사,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 모두 5명을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했다. 모두 1차 상속인(배우자와 직계비속)들이다.

신정숙 씨의 법률대리인은 “고령인 총괄회장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건강이 좋지 않은데, 최근 가족 간 논란으로 불미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신청인(신정숙씨)이 성년후견인 신청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년후견인 선정은 △신 총괄회장에 대한 정신·건강 감정 △1차 상속인 의견 청취 △가사조사 △심리 등 4단계로 진행된다. 분쟁이 없는 일반 사건은 3~4개월, 가족 간 분쟁이 심한 경우 5~6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은 심리 단계에서 서울가정법원으로 한 차례 직접 출석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과정은 비공개다.

가정법원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를 감정한 후 성년후견인 지정여부를 결정한다”며 “성년 후견인을 지정할 경우 한 명만 할 수도 있고 복수로 할 수도 있다. 또한 신청자 중에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법원이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을 지정한다면 결국 신 총괄회장이 스스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셈이 된다. 결국 성년후견인 지정 시 가장 큰 손해는 후계자임을 자처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