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이란에 '16억달러 규모' 친환경 제철소 짓는다

차바하르 경제자유구역에 건설
1·2단계 합쳐 연산 220만t 규모
독자개발 '파이넥스' 방식 채택
韓기업, 이란 진출 신호탄 기대
  • 등록 2016-01-26 오후 7:44:38

    수정 2016-01-26 오후 7:44:38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수년전부터 이란에 제철소 건설 가능성을 검토하던 포스코가 16억달러(약 1조9200억원) 규모의 대형 이란 제철소 건설사업에 참여한다. 대(對)이란 제재 해제 이후 우리 기업들의 이란 진출이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005490)는 이란 현지 PKP사가 차바하르경제자유구역에 건설하는 16억달러 규모의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 지분 투자를 통해 참여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제철 공법은 포스코가 개발한 파이넥스(FINEX)-CEM(압축연속주조압연설비) 방식이 토대다. 파이넥스는 원료의 예비처리 과정 없이 값싼 가루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원료로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기술을 말하며 CEM은 쇳물을 굳히는 연주공정과 철강재를 얇게 펴는 압연공정을 하나로 통합한 친환경 신기술이다.

이와 관련,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 세종청사에서 통상정책 정례브리핑을 열고 이란 경제제재 해제 이후 구체적으로 윤곽을 드러내는 현지 민관 진출 방안을 소개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9월 PKP 등과 연산 160만t 규모의 파이넥스-CEM 일관제철소 건설 1단계 사업에 대해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오는 3월 구체적인 지분구조와 투자규모 등이 포함된 합의각서(MOA)를 추가로 체결할 예정이다.

1단계 사업 착공 목표 시점은 내년이며 1단계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019년부터는 냉연 연산 60만t 규모의 2단계 사업이 추진된다.

현재 이란 내 10여개 철강회사들의 연간 생산량은 1500만t 수준으로 400만~500만t 정도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란은 2025년까지 자국 내 생산량을 5500만t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동 철강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철광석과 석탄 등 자원이 풍부한 이란을 거점으로 파이넥스 기술 확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란 경제 제재가 해제되기 전부터 이란에 제철소를 건설하는 안을 검토해온 덕에 발빠르게 제철소 건설을 결정할 수 있었다. 지난 2013년 5월 이란 PKP와 제철소를 건설하는 안을 이란 정부로부터 승인받았다. 이어 지난해 3월 포스코 독자기술인 파이넥스-CEM 방식으로 제철소를 건설하는 안에 대해 변경승인을 취득했다. 건설 부지는 홍해 인근으로 원자재 수송 등이 용이하다는 점 등이 부각된 경제자유구역 차바하르(Chabahar) 지역을 선정해 지난해 6월 확정했다.

업계에서는 중동시장에 새로운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란 제철소 건설에 의미를 부여했다. 저유가 장기화 속에서 중동 국가들이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철강·자동차·석유화학 등을 육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를 시작으로 우리 기업들의 이란 시장 진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10년 만에 재개되는 한-이란 장관급 경제공동위를 다음 달 29일 이란에서 개최하며 130여명으로 이뤄진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파견한다. 이번 경제공동위를 통해 무역진흥·인프라스트럭처 건설·항만 개발 협력 등 MOU 총 15건을 체결할 예정이다.

우태희 산업부 차관은 “이란은 수출 활성화를 위한 4대 전략 시장 중 하나”라며 “기존에 구축해놓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주활동 등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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