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에 中 정부 “韓 내정일뿐”…온라인은 시끌시끌(종합)

中 외교부 “논평하지 않겠다, 양국 서로 중요한 이웃”
중국 매체들 관련 소식 실시간 보도, 소셜미디어 화제
네티즌 “영화 같네” 조롱하거나 “민주주의 국가” 평가
  • 등록 2025-01-15 오후 5:02:26

    수정 2025-01-15 오후 5:02:26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된 사실에 이웃국인 중국에서도 화제다. 현직 대통령이 체포된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이다. 중국 정부는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내정 문제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중국 매체들은 윤 대통령의 체포 소식을 실시간 보도하고 온라인에선 한국 사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 체포에 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한국 내정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궈 대변인은 “중한은 서로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로 중국은 한국과 함께 양국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 발전을 추동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안 통과부터 윤 대통령 체포까지 일련의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윤 대통령 체포 상황을 발 빠르게 보도했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한국 공조수사본부는 15일 오전 10시 33분께 직무정지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며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법 역사상 최초로 체포된 현직 대통령”이라고 전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검찰은 윤 대통령이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한 인물로 보고 있다”며 “조사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인데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온라인에서도 윤 대통령 체포는 뜨거운 이슈다. 중국 소셜미디어인 바이두와 웨이보 등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소식이 일제히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윤석열이 한국 헌정 역사상 최초로 체포됐다’ ‘윤석열이 체포되자 어떤 사람은 울고 일부는 환호했다’ ‘윤석열 체포 후 다음 일은’ ‘윤석열 대국민 담화’ 등 다양한 키워드가 중국 온라인을 휩쓸고 있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현직 대통령이 체포돼 전세계에 생중계 된 것은 한국의 가장 큰 수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바이두 사용자는 “서울의 겨울이 촬영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했고 또 다른 사용자도 “스크린으로 옮겨질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12·12 군사 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의식해 마치 영화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꼰 것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경찰이 관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직 대통령을 체포할 수 있는 한국의 민주주의 체계를 높게 평가하는 반응도 눈에 띄었다.

윤 대통령 체포 소식을 전한 중국 매체들의 기사 댓글에서 한 사용자는 “현직 대통령이 체포될 수 있다는 것은 권력이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는 대한민국 법치의 상징”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법치가 지배하는 나라에선 누가 법을 어기든 반드시 법의 처분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다른 사용자는 “대한민국은 국민이 진정 나라의 주인인 국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서 한 사용자는 “한국은 강력한 응집력이 있으며 대통령조차도 체포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앞으로 300년 안에 한국을 따라잡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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