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성 만월대 출토 고려시대 추정 금속활자(사진=문화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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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남북이 공동 발굴조사를 진행 중인 개성 만월대에서 고려시대로 추정하는 금속활자 등 국보급 유물이 출토됐다.
고려의 정궁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개성역사유적지구’에 속하는 개성 만월대는 2007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6차에 걸쳐 남북이 공동으로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그동안 매회 2개월 이하로 조사기간이 제한됐지만 올해는 최장기 6개월(6월 1일~11월 30일)의 심층조사를 실시하면서 큰 성과를 거뒀다.
최광식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위원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3층 합동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해 발굴조사에서 19동의 건물지와 명문기와, 청자, 용두 등 3500여점의 의미있는 유물이 출토됐다”며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지난 14일 발굴조사 중 만월대 서부건축군 최남단지역 신봉문터 서쪽 255m 지점에서 금속활자가 출토된 점”이라고 밝혔다.
고려 금속활자는 구텐베르크 활자에 한 세기 앞서는 민족유산이란 점에서 이번 발굴은 국내는 물론 세계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개성 만월대 발굴조사 중에 금속활자가 출토됐다는 것은 유물의 권위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번에 출토된 금속활자의 크기는 가로 1.36㎝, 세로 1.3㎝, 높이 0.6㎝다. 글자면을 제외한 몸체의 두께는 0.16㎝다. 뒷면에는 세로지름 0.93㎝, 가로지름 1.08㎝의 홈이 파여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 활자는 여러 특징상 고려활자로 보이는데 시기의 하한은 만월대가 소실된 1361년 이전으로 추정된다. 서체는 1956년 만월대에서 출토된 활자와도 다르고 증도가자와도 다르다. 특히 증도가자나 직지는 불경 인쇄를 위해 사찰에서 만든 활자로 볼 수 있는데 이번에 발굴한 활자는 국가가 주도해 만든 최고 수준의 활자라고 볼 수 있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알려진 고려활자 2점과 비교해 볼 때 이 활자는 글자의 모양이 정교하며 활자의 모양도 정사각형에 가까울 정도로 반듯하다”며 “주조기술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