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상회담 앞두고 잇단 대북메시지…'단계적 비핵화' 수용하나

“제재완화 하고 싶어” 첫 언급·“마지막 정상회담 아닐 것”
본격 실무협상 돌입에 앞서 잇단 대북 메시지
“대북 정책에서 융통성 발휘한다는 신호로 해석 가능”
  • 등록 2019-02-21 오후 4:55:07

    수정 2019-02-21 오후 4:55:07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앞두고 연이어 대북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북한이 아직도 국내에는 정상회담 사실조차 알리지 않고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전향적인 발언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북)제재는 전부 유지되고 있고 나는 제재를 풀지는 않았지만 그럴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러면 상대방(북한)이 의미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 시간표가 없다’고 발언한데 이어 제재 완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제재 완화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의미있는 일’이라고 전제를 함으로써 여지를 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엿새 앞둔 21일 오후(현지시각) 북한 김혁철 대미특별대표가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의 의제협상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트럼프, 제재완화 첫 언급…실무회담 앞두고 연달아 대북 메시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발언은 정상회담이 임박한데다, 본격적인 북미간 2차 실무협의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북한에 제시하는 당근이자 압박으로 분석된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성의 있는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 내야 그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정치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성과를 바라는 기대를 담아 북한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며 “지난번에 비해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접촉의 기회가 다소 부족했던 만큼 실무자들간 합의가 잘 도출될 수 있도록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주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8일 평양에서 진행된 북미간 1차 실무접촉 이후 변화된 미국측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함로써 실무대표에게도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도 엿보인다. 북미 실무협상 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평양회담’ 이후 약 2주만인 21일 정상회담 개최 장소인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실무협상에 들어갔다.

美, 北의 단계적 비핵화 수용하나…“입장 변화 있다고 봐야”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종합해 보면 북한이 주장해온 단계적 비핵화를 수용할 수 있다는 의지도 읽힌다. 지난 19일에는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볼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긴급한 시간표는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고, 이튿날엔 “(2차 북미정상회담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마지막 만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단계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고 보는 이유다.

박인휘 교수는 “미국측의 입장이 변한 건 분명히 있다”며 “비핵화와 제재 해제가 어떻게 맞물리냐를 놓고 그동안은 의미있는 비핵화 전에 제재 완화는 절대 불가능하다는게 미국의 일관된 원칙이었는데 그걸 유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단계론적 접근을 병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미 외교라인 내에서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물론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해서는 일관된 입장을 확인해왔던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최근 북미 협상 국면에서 눈의 띄지 않았던 것도 같은 이유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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