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바둑 랭킹 1위인 이세돌 9단이 3월 9일부터 다섯차례열리는 구글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국을 앞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9단은 22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대국장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프레스 브리핑’에서 “이기냐, 지느냐를 떠나 인공지능의 시작점이 아닌가 싶다”면서 “이런 역사적인 순간에 제가 선택받은 것이 굉장히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운을 뗐다.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등장한 그는 시간이 지나자 안정을 찾은 듯 미디어 브리핑이 진행되는 와중에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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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지난해 10월 알파고와 유럽 바둑챔피언이자 중국 프로기사인 판후이(2단)과의 다섯차례 대국을 언급했다.이 대국에선 알파고가 다섯차례 모두 승리한 바 있다.
그는 “솔직히 판후이와의 대국은 그다지 승부를 논할 정도의 기력은 아니었다”며 “알파고는 이후 4개월 이상 계속 업데이트 되고 있어 그때보다 실력적으로 올라갔을 것이다. 방심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아직은 자신있다”고 밝혔다.
하사비스 CEO는 “판후이와의 대국 이후 이세돌 9단을 대국 상대로 택한 이유는 알파고가 더이상 스스로를 이길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파고의 약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몇 가지가 있지만, 미리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대국이후 소개하겠다”면서 “지금까지 저희가 주도한 도전은 성공적이었고, 두 개의 신경계와 스스로 학습능력을 지난 알파고는 스스로를 더 이겨나가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 같아 가장 최고급 고수와 대결하고 싶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은 구글 측이 알파고와의 대국을 어떻게 설득했고, 부담스럽지 않았느냐는 질의에 대해 “솔직히 정말 (알파고가) 궁금했다. 대국을 결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5분 정도 걸려 (구글 측에)설득할 기회를 주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 “저도 하루에 1,2시간 정도 컴퓨터와 가상으로 대국하는 연습을 한다”며 “이번 대국은 좀 자신 있어 대국 환경 등은 신경 쓰지 않았지만, 정말 이것이 제대로 된 승부라고 다가온다면 신경써야 겠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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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아 경기 대회 바둑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2000년 이후 지금까지 30개가 넘는 국내 타이틀과 18개의 국제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세돌과 알파고 간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는 3월 9일부터 15일까지 총 5회 열린다. 1백만 달러(한화 12억 원 상당)의 상금이 걸렸다. 알파고가 승리할 경우 상금은 유니세프와 STEM(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 교육 및 바둑관련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백을 잡는 기사에게 덤 7.5집을 주는 중국 바둑규칙으로 진행된다. 두 기사가 제한 시간 2시간을 각각 갖게 되며,2시간을 모두 사용한 뒤에는 1분 초읽기 3회씩이 주어져 각 대국 시간은 4~5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모든 경기는 구글 딥마인드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된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의 전 경기는 구글 딥마인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또한 국내에서는 바둑 TV를 통해,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 TV를 통해 중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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