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문 대표와 사진 찍어서 무슨 감동이 있느냐”

당 전체가 엄중한 상황… 혁신·통합 없이 허송세월
통합전대 등 지도체제 변경 논의, 조기 선대위 반대
당 구조나 판을 뒤엎는 방안 고민, 불출마는 추측보도
  • 등록 2015-11-16 오후 5:56:29

    수정 2015-11-16 오후 5:56:29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6일 문재인 대표측이 당의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제시한 대선주자들의 연대 틀인 ‘문·안·박 희망 스크럼’에 대해, “지금은 그게 더 이상 국면을 전환시키는 데 유효하지 않다고 본다”며 “그렇게 손잡는 모습으로 위기국면을 모면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것은 굉장히 안이한 상황인식”이라고 문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당 전체가 엄중한 상황에서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2개월 전에 처음으로 큰 변화가 필요하고 얘기했는데, 이제 2개월이 지난 지금에 와서 보면 상황은 훨씬 악화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의원은 “국정교과서 정국에서도 반대하는 국민들은 늘어나는데 우리당 지지도는 오히려 떨어지고 10·28 재보궐선거도 참패하고 청와대에서는 장기집권 음모도 공공연히 얘기하고 이런 상황인데, 우리당은 두 달 동안 한발도 안 나아갔다. 혁신에 대한 어떤 움직임도 없고 통합에 대한 어떤 움직임도 없다. 귀중한 시간만 보냈다. 거기에 대해 심각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근본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 의원은 “혁신에 대해 (문 대표와) 생각이 다른 것 아닌가 싶다. 전국에서 우리당 의원들과 당 외부인사, 전문가들을 만나서 말씀 듣고 의논하고 있다. 일정을 정해놓고 하는 것은 아니다. (입장이) 정해지면 그때 말씀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당 지도체제 변경이나 본인의 거취 문제를 고민하느냐는 질문에, 안 의원은 “의논중이다. 다만, 지금 당장은 제 거취에 대한 고민은 사실은 하지 않고 있다”며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안 의원은 이어 “(당을 위한 희생으로 총선 불출마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 그게 희생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 딱 찍어서 고민하고 그러지는 않는다”며 “다 추측보도”라고 불출마설도 부인했다.

비주류에서 제기하는 통합전당대회 개최나 탈당설은 논의 테이블에 올렸다. 안 의원은 “(만나는) 사람들마다 의견이 다양하다. 일단은 듣고 의논해보고 그렇게 하고 있다”고 여지를 뒀다. 대신 “(문 대표가) 전혀 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고 바로 선거체제로 가자고 자꾸만 주장하니까, 굉장히 실망스럽다”며 조기 선대위 구성에는 강하게 반대했다. 당이 혁신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또 주류·비주류 의원들이 문 대표와 안 의원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공동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는 것에 대해, 안 의원은 “사진 찍어서 무슨 감동이 있겠습니까. 접촉 한 적이 없다”며 “다 지금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중간지대 전현직 중진 의원들 모임인 ‘통합행동’이 이날 문·안 협력을 기초로 세대혁신 비상기구를 구성해 당내 통합과 혁신, 야권통합을 이뤄내자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도 안 의원 입장에서는 별 의미가 없는 제안으로 보여진다. 안 의원은 지난 두 달 동안 혁신과 통합에 어떤 성과도 없었던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구조나 판을 흔들거나 아예 이를 뒤엎어 혁신하고 통합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안 의원은 “어떤 방법이 있을지 여러 가지 의견을 듣고 있는 중이다. 결론이 나면 말씀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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