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경쟁에서 관중된 삼성…"당장 문제 없어도 5년, 10년 후 문제"

삼성 '리더십 공백'과 이재용 부회장 '인적 자산' 차단
글로벌 M&A 경쟁 치열한데 CEO 체제에선 불가능
  • 등록 2021-01-19 오후 4:38:42

    수정 2021-01-19 오후 9:18:52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7일 오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총수가 없다고 지금 당장 성과에는 문제없어요. 그런데 글로벌 경쟁사들은 다 하고 있을 때 삼성이 투자와 인수합병에 주춤하면 5년, 10년 후에 회사 경쟁력 약화로 나타날 겁니다.”

전문가들은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며 삼성의 ‘총수 부재’ 상황이 현실화되자 “주춤하다가 뒤쳐진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실제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없는 기간 동안 ‘리더십 공백’은 물론 글로벌 네트워크가 장기간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총수 중심 경영 체제에서 계열사별 전문경영인(CEO)체제로 전환하고 이 부회장에게 주어진 ‘10분’ 면회를 통해 삼성의 현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인텔, 구글, TSMC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의 10년 후 미래가 걱정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송재용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전문경영인들은 전문 분야에서 단기적인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조직 전체를 위해 총대를 메고 나서기가 쉽지 않다”며 “이 때문에 조직을 위한 대규모 투자, 신성장동력 투자, 구조조정 등이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TSMC가 31조를 투자한다는데 이재용 부회장 없이 삼성이 그런 공격적인 의사결정을 새로 하긴 어렵다”며 “삼성이 주춤하면 5년, 10년 후에 신성장동력에 투자 안 한 것들이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는 올해 약 31조원에 달하는 ‘역대급’ 설비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해 집행한 18조는 물론, 올해 전문가들이 예측한 설비투자액 추정치인 22조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급증한 파운드리 수요와 삼성전자와 5나노미터(nm·10만분의 1) 이하 첨단 공정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확실하게 격차를 벌려놓겠다는 의지다.

파운드리 2위 기업으로 TSMC의 뒤를 쫓아가고 있는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의 결단 없이 30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세상이 빨리 바뀌기 때문에 신규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거나 인수합병(M&A)을 하는 것들이 굉장히 중요해졌다”며 “전문경영인체제에서 삼성에 미치는 타격감을 줄이기 위해선 대규모 M&A나 투자와 관련한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하는 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금껏 쌓아온 인적 자산을 활용할 수 없다는 것도 큰 걸림돌이다. 이 부회장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직접 현장 방문을 하며 전 세계 정·재계 거물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시장 트렌드를 익혀왔다.

송 교수는 “이재용 부회장의 가장 큰 장점은 과거부터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라며 “해외 정치적 거물들, 중국 고위 관료, 주요기업 CEO 등 네트워킹은 전문경영인이 할 수 없는 대체 불가한 부분”이라고 우려했다.

이 교수도 “총수는 안팎으로 갖춰진 여러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존 사업을 확대하기도 하고 신규 사업을 발굴하기도 한다”며 “현 상황으로는 삼성이 죽진 않겠지만 성장을 못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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